한결같이 검게 그을린 건강한 얼굴에 반팔 유니폼 차림이다. 사막의 도시 피닉스라지만 새벽 최저 기온이 섭씨 0도 가까이 떨어질 정도인데도 2001년 시즌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리는 '한국인 청년 삼총사'의 열기는 기온이 문제가 아니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 조진호(25)， 김선우(23)와 시카고 커브스의 1루수 최희섭(21). 미국 도전 3년째인 조진호는 이미 메이저리그 마운드의 맛을 보았고， 이제 마무리만 남아있는 상태. 역시 3년전에 미국땅을 밟은 김선우는 구단의 특별 보호속에 성장을 거듭， 많은 팀들이 탐내는 선발 요원으로 컸다.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온 최희섭에 대한 평가는 사뭇 파격적이다. 한국 선수중 타자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진입은 물론 중심 타자로 오래도록 활약할 것이 분명하다는 특급 평가다.
　7년전 20세 청년 박찬호(LA 다저스)가 첫 도전장을 던졌을 때만해도 세계야구의 최고봉이라는 메이저리그에서 우리 선수들이 통할리 없다는 패배적인 자기 비하가 팽배했었다. 그러나 박찬호의 눈부신 성공에 이어， 김병현(22·애리조나)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국 선수에 대한 평가는 현지에서도 완전히 달라졌다.
　게다가 이제는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한국 투수가 공을 뿌리고， 타석에서는 한국 타자가 이를 받아치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폴리그에서는 조진호와 김선우의 투구를 최희섭이 때려내며 실력을 겨루고 있다.
　12일(한국시간) 피닉스 데저트독스와 메사 솔라삭스의 경기가 벌어진 뮤니시펄 스타디움. 경기전 타격 훈련때 외야에서는 그냥 넘기기 아까운 흐뭇한 장면이 벌어졌다. 조진호， 김선우， 최희섭이 함께 어우러져 정담을 나누며 어깨를 치고， 웃음을 터뜨리면서 메이저리그의 꿈을 함께 나누고 있었다. 폴리그 규정대로 그들은 모두 소속 메이저리그팀 유니폼을 입고 있어 더욱 상징적이었다.　내년이면 5명의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최고를 향해 질주할 것이라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온다. <피닉스= hkmin＠>

조진호 - 김선우 - 최희섭, 빅리거 '쾌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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