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H.O.T 팬들 정말 무섭네'
기사입력 2000-11-10 11:30
인기 그룹 HOT멤버 장우혁이 대구시 홈페이지를 강타했다.
대구시가 월드컵 명예홍보위원을 네티즌 투표로 뽑는 과정에서 장우혁에게 몰표가 이어져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
대구시는 지난달 13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대구 경북 출신인 이승엽 이선진 이동국 장우혁(구미 출신) 송윤아 엄앵란 이문열 등 모두 7명을 대상으로 월드컵 대구 명예홍보위원을 묻는 인터넷 투표를 실시했던 것.
21세기 인터넷 시대를 맞아 민주적이며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한 방편이었다. 그러나 대구시의 의도와는 달리 유독 HOT 멤버인 장우혁만이 1만3200여명 가운데 10일 오전 현재 73%인 9천여표를 얻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말았다.
'국민타자' 이승엽과 인기 탤런트 송윤아가 얻은 표는 고작 4%인 5백여표 남짓. '라이언킹' 이동국도 1천여표(8%)를 얻는 데 그쳤다.
사건의 진원지는 엄청난 규모을 자랑하는 극성 HOT팬들. 설문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지 않는 허점을 이용한 HOT 팬들이 무더기로 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OT 팬클럽 사이트 중 하나인 천상세계(myhome.shinbiro.com/∼hoya0501) 게시판에는 '장우혁을 월드컵 대사로 만들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올 정도.
이에 대구시 월드컵지원반 한 관계자는 "회원수가 10만여명이나 되는 HOT팬들의 대대적인 참여로 당초 기대했던 대구시민들의 광범위한 여론수렴이 어렵게 됐다"고 난감해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