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답답합니다'
기사입력 2000-11-10 11:30
"어떤 식으로든 빨리 결정을 내줬으면 좋겠다."
설악산 오색온천에서 마무리훈련중인 LG 김용수(40)는 요즘 마음이 급하다. 내년시즌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야 할 지 구체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중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었던 김용수는 "모든 문제를 구단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힌 상태.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거취 문제에 대해 구단측과 협의하기로 했으나 아직까지는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김용수는 오는 23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자녀의 유학문제로 미국행을 결정， 플로리다에 집을 구하기 위해 떠나는 것.
따라서 김용수는 가능하면 그 이전에 모든 문제를 마무리짓고 싶은 눈치다. 하지만 구단측은 "아직 시간이 있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김용수의 은퇴 문제는 쉽게 결정내리기 힘든 민감한 사안인데다 최근엔 코칭스태프 개편 작업으로 여유가 없었던 게 사실.
김용수는 "빨리 진로문제가 결정이 돼야 내년시즌 선수로 뛸 지 아니면 코치 연수를 받을 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지 않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85년 입단해 16시즌 동안 뛴 김용수는 통산 300세이브포인트의 대기록에 불과 6세이브만을 남겨놓은 상태. 내년시즌까지 현역 유니폼을 입는다면 이 기록은 물론 최고령 투수 기록까지 갈아치우게 된다.
이광은 감독은 "구단과 김용수 본인이 의견을 조율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론 힘이 남아있을 때 명예롭게 은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용수는 12일까지 계속되는 마무리훈련을 마친 뒤 조용한 바닷가로 떠나 생각을 정리할 계획. 김용수의 거취문제가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 질지 궁금하다. 〈양양＝한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