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구단들이 술렁이고 있다. 개막의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특정 구단이 외국인선수를 잇달아 바꿔 '트라이아웃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는 에릭 던이 부인과의 불화와 간질환으로 계약을 파기했고， 교체 선수 마이크 채프먼은 무릎 부상이 발견돼 짐을 쌌다. 채프먼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주인공은 마이클 루이스. 동양은 와이킹 존스가 부인이 한국에 오기 싫어한다는 이유로 돌아갔고， 후임 앨버트 리처드슨도 기량 미달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리처드슨의 대타로 토시로 저머니와 접촉을 마친 동양은 전체 2순위 데이먼 플린트까지 교체할 것을 검토중이다. 삼보의 디온 브라운도 가족 문제로 한국을 떠났다. 어느 해보다 용병 교체가 많은 이유는 개정된 선수 교체규정이 애매모호하기 때문. 특히 부상이 아닌 경우 모두 제3항인 '기타 사유'에 넣어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4시즌 동안 올해처럼 가정사가 두드러진 해는 없었거니와 구단이 발표한 교체 사유를 100%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해당 구단이 새 선수와 손발을 맞추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문제는 프로농구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자유계약제가 때이른 현실 속에서 몇 억원을 들이는 트라이아웃이 껍데기로 전락한다면 분명 낭비다. 팀컬러에 맞는 선수를 잡을 때까지 몇 번이고 교체하는 게 규정을 악용한 구단의 이기심이라는 시각도 있다. "도대체 트라이아웃은 왜 한 겁니까."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