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최재성 특파원> 주니치 이종범(30)이 귀국한다. 오라는 한국의 구단들과 붙드는 주니치 사이에서 난감해 하고 있는 이종범이 당초 일정을 열흘 앞당겨 10일 오후 2시30분 아시아나편으로 한국땅을 밟는다. 어차피 팀의 캠프에 합류하지 않은 이상 하루빨리 한국으로 돌아가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일단 들들볶일 각오는 하고 있다. 친정집 해태를 비롯해 삼성 SK 현대 LG 등 여러 구단들이 '이종법 잡기'에 혈안이 돼 있는 만큼 호랑이굴로 찾아든 자기를 가만 놔둘리 만무하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종범은 주니치에 남기로 이미 마음을 정했다. 삼성 김응용 감독， 해태 김성한 감독과의 관계가 남다르고， 자기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주는 그밖의 구단들도 더없이 고맙긴 하지만 '3할타자'라는 목표의 달성을 위해 당분간은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3년이 지나도록 번듯한 뭔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마음 한구석을 짓누르고 있는 이상 한국에 돌아가더라도 신바람나게 방망이를 휘두를 수 없다고 그는 여기고 있다. "한국에 들어가면 그냥 조용히 운동만 할 겁니다. 당분간 난처한 상황을 겪더라도 어쩔수 없죠. 어쨌든 달라지는 건 없을 겁니다." 이종범의 의지는 의외로 확고했다. 이종범은 귀국하자마자 광주 고향집에 짐을 푼 뒤 곧바로 운동을 시작하려 한다. 모교 광주일고에 가서 러닝과 배팅훈련을 하고， 틈틈이 무등산을 타며 하체단련에 한껏 욕심을 내볼 참이다. 그리고 12월9일 서울에서 딸 가현이의 돌잔치를 치른 뒤 11일쯤 나고야에 돌아와 내년시즌 연봉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