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 다시 뛴다. - 고정운 복귀
기사입력 2000-11-08 11:30
'적토마' 고정운(34ㆍ포항)이 14개월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다.최순호 포항 감독은 8일 "고정운이 최근 연습경기에서 반 경기를 소화하는 등 올들어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면서 "남은 기간동안 부상재발만 없다면 28일 경찰청과 경희대의 승자와 맞붙는 FA컵 대회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고정운은 지난해 9월 교통사고 이후 무려 14개월만에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고정운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지난 4월 독일로 건너가 오른무릎수술을 받은 이후 복귀여부를 두고 올시즌 내내 가슴을 졸여야 했다.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는 판정이 나오기만 하면 부상부위에 다시 염증이 생기는 등 복귀시기가 계속 미뤄졌기 때문. "올시즌 안에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못하면 축구화를 벗겠다"며 재기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거듭되는 부상재발에 한때 의욕까지 상실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고정운의 위기 극복에는 지난 8월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최순호 감독과의 단독면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최감독은 "올시즌 안에 어떻게든 재활훈련을 마무리하고 내년 2월 정상적으로 팀 훈련에 합류해야 내년 재계약이 가능하다"며 의욕을 부추킨 것. 이에 고정운은 "불명예 퇴진을 할 수 없다"며 더욱 적극적으로 재활훈련에 열중， 내년 2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그라운드 복귀시기를 FA컵 대회로 앞당겼다.
최감독은 "현재 고정운의 몸상태는 경기를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면서 "다만 오랫동안 정규 게임을 뛰지 않아 순간동작과 볼 관리능력에서 문제가 있어 다음 주까지 3∼4경기 정도 연습경기에 출전시켜 경기감각을 익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연구 기자 pot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