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멋진 피날레 장식하고 싶었는데...'
기사입력 2000-11-07 11:30
끝이 아쉽다. 이왕이면 더 멋진 모습을 보였으면 좋았을 텐데….
올시즌을 끝으로 일본진출을 선언한 현대 정민태(31)가 고별무대에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6일 6차전에 선발 등판， 3썏/쐞이닝 동안 무려 8안타에 3실점. 한국의 에이스자리를 굳게 지켰던 그로서는 믿기지 않는 부진이다. 직구는 140㎞ 후반대를 기록했지만 볼끝의 힘이 처졌고 컨트롤은 왔다 갔다 했다.
정민태의 이같은 부진은 일단 6차전 등판이 예상치도 않은 일정이었던 탓이 크다. 등의 담때문에 순서가 밀려 3차전에 나서면서 김재박 감독에게 "이번이 마지막 등판"이라는 말을 들었던 터라 사실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팀사정상 다시 마운드에 섰지만 조그만 변화에도 민감한 투수들의 특성상 제 실력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6차전에서의 부진이 정민태의 일본진출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올림픽에서도 부진， 주위에서 우려의 눈길을 받았지만 이미 일본쪽에서는 정민태의 실력에 대해 합격판정을 내려놓은 상태. 따라서 어느 팀이냐가 문제이지 현해탄을 건너는데는 별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요미우리 입단 가능성이 가장 크다. 지난해 입단 합의까지 갔다가 해외진출 자격이 걸려 결렬됐지만 요미우리는 "일본으로 올 경우 우리 구단을 최우선 대상으로 고려해달라"는 뜻을 현대에 전했었다. 정민태도 요미우리 입단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올해를 끝으로 일본에서 더 큰 뜻을 펼치겠다는 정민태. 아쉬운 고별인사에 발길은 조금 무겁다. <수원=신보순 기자 bs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