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김재박 감독 인터뷰
기사입력 2000-11-07 23:00
이제 '명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현대를 새천년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감독(46). 평소 좀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김감독이지만 우승이 확정된 뒤 흐르는 눈물은 어찌하지 못했다. 코칭스태프들과 "수고했다"는 악수를 나누는 동안 벌겋게 충혈된 눈에서 우승의 감격이 묻어났다.
지난 96년 현대의 창단감독으로 부임한 김감독은 5시즌 동안 한해씩 걸러가며 모두 3차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우승 2번에 준우승 한번. 국내 최고의 유격수로 군림하며 그라운드를 누볐던 그 명성을 지도자로서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나치게 번트 작전을 선호해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기는' 야구에 관한한 '최고 승부사'로 평가 받는다. 김감독은 이날 최우수감독에 선정돼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소감은.
▲기쁘다. 3연승한 뒤 당연히 쉽게 우승할 줄 알았는데 연패하면서 선수들의 마음고생이 심했다. 6차전때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놓치는 바람에 어렵게 7차전까지 오게 됐다. 고비를 넘겨준 선수들의 힘이 컸다.
－3연승 이후 내리 3연패해 부담이 컸을 텐데.
▲7차전에 앞서 선수들에게 지금까지 하던 대로만 하라고 주문했다. 전력에서 앞서는 것이 사실이고 페넌트레이스 성적도 좋아 자신감을 가지라고 격려했다.
－우승하기까지 원동력을 꼽는다면.
▲우선 야구에 관심이 많은 구단주의 적극적인 지원이 좋은 성적을 낳게 했다. 5년 동안 믿고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번트와 팀 배팅 등 작전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 많은 훈련을 해왔는데 그것이 팀의 강점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수원=한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