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성의 야구 읽기] 최선 다한 양팀에 박수
기사입력 2000-11-07 22:53
3연승의 두산 김인식 감독과 3연패의 현대 김재박 감독 모두 7차전을 앞두고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현대나 아깝게 우승을 놓친 두산 모두 최선을 다한 경기로 박수를 보낸다.
두산은 7차전에서 한계에 이른 느낌이었다. LG와의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 뒤 3연승을 거두는 무서운 뚝심을 발휘하는 동안 선수들이 체력에 많은 부담을 느낀 듯 했다. 타자들의 배트스피드가 떨어졌고 몸놀림도 6차전과는 현저히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부상중인 홍성흔 김민호 등이 주사를 맞고 출전하는 등 김동주가 빠진 가운데 보여준 불굴의 투지는 모든 팀들이 본받아야 할 것이다.
우승한 현대의 가장 큰 힘은 역시 마운드였다. 올시즌 18승을 똑같이 기록한 정민태 김수경 임선동의 선발진과 조웅천이 맡은 중간， 위재영의 마무리는 가히 최고였다. 특히 재기에 성공한 임선동과 변화구의 꺾이는 각도가 한층 좋아진 조웅천은 마운드의 가장 큰 힘이었다. 이와함께 수비에서 유격수 박진만의 급성장， 외국인 3루수 퀸란의 가세는 전체적으로 팀에 안정을 가져다 줬다.
여기에 프런트의 적극적인 후원과 김재박 감독의 용병술이 어우러진 3위 일체가 오늘의 현대 우승을 일군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두산은 부상에서 재기한 박명환과 구자운 이혜천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 부상중인 이경필이 내년에 가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1시즌에도 팬들을 매료시키는 멋진 승부를 계속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본지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