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마운드 '돗토리 만세'
기사입력 2000-11-06 11:30
'돗토리 만세.'
다람쥐가 한 말이 아니다. 가을 잔치에서 한창 용을 쓰고 있는 두산 관계자들이 하고픈 말이다.
돗토리가 없었다면 포스트시즌 두산 마운드의 '처음과 끝'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제1선발 조계현(36)과 마무리 박명환(23).
두산의 대표적인 재기 선수인 둘은 올시즌 팀의 단골 재활훈련지인 일본 돗토리현의 월드윙스포츠센터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선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삼성 시절부터 어깨 부상이 도져 선수생명의 종점에 섰던 조계현은 지난 5월14일부터 2주동안 돗토리현을 다녀온 뒤 자신감을 되찾았다. "몇게임 저러다 또 도지겠지" 하는 주위의 시선을 비웃듯 조계현은 LG와의 플레이오프부터 4게임에 선발 등판해 한번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 체력이나 현란한 제구력이나 아직 자신만만한 판에 유일한 적이었던 어깨 부상이 없으니 펄펄 날 수밖에 없다.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 2년을 쉬었던 박명환도 지난 6월 한달간 월드윙스포츠센터에서 재활훈련을 받고 와 철벽 마무리로 벌떡 일어섰다. X-레이 소견상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계속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던 박명환이 그 이후로는 아무 소리 없이 씩씩하게 공을 뿌리고 있으니 신기한 일이다.
월드윙스포츠센터에서는 조계현과 박명환의 건재를 확인하기 위해 고야마 수석트레이너를 비롯한 스태프 10명을 잠실 한국시리즈 3∼5차전에 파견했었다. 6일 출국한 고야마 수석 트레이너에게 조계현과 박명환은 필생의 '작품'이었다.
〈박진형 기자 ji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