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연맹(KBL)이 올시즌 도입한 '주말 2시 경기'가 첫날부터 맥이 풀렸다. 5개 구장에서 동시 개막전을 치른 4일의 평균 관중수는 3113명. 새 체육관을 준공한 안양이 종전대로 3시에 시작해 5126명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구장은 2000명대였다. 더구나 1시부터 시작한 개막식 행사에는 100명이 채 안되는 관중이 띄엄띄엄 앉아있었다. 연예인 초청도 무의미하게 됐고， 선수들은 빈 관중석을 쳐다보며 머쓱해했다. 일부 구단은 임시방편으로 20∼30분 늦춰 '점프볼'을 하기도 했다. KBL이 경기 시간을 지난 시즌보다 1시간 앞당긴 이유는 방송사 중계시간 때문. 18억원의 중계권 계약을 맺은 공중파 3사가 "시간이 빠를수록 스포츠 편성이 수월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한 단장은 "구단별 관중 수입이 5억∼6억원 떨어져 회계상으로는 적자여서 중계권료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관중들이 토요일 2시까지 체육관에 도착하기는 어렵다. 중고생은 1시30분안팎에 수업이 끝나고， 직장인들도 1시 이후에 퇴근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박효원 KBL 사무국장은 "2∼3달 전에 미리 경기시간 변경을 통보하면 1시간 내에서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해 구단이 원할 경우 재고해볼 참"이라고 말했다. KBL의 근시안적인 계획이 시즌 초반부터 프로농구 붐 조성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셈이다. 〈청주＝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