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방' 믿어주세요"
기사입력 2000-11-05 12:00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 믿을만하면 발등을 찍히고， 완전히 포기하면 기가 막히게 한방씩을 쳐낸다. 두산 심정수(25)와 우즈(31)， 현대 퀸란(31)의 '기인열전'에 양팀 코칭스태프는 애간장이 녹는다.
심정수의 한국시리즈 부침(浮沈)은 LG와의 플레이오프부터 예견이 됐다. 타석에서 죽을 쑤다 기록한 안타 3개가 모두 결승홈런， 플레이오프 MVP를 덥석 물었다.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서 두산이 3연패를 당할때까지 11타수 1안타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다 지난 3일 4차전서 벌떡 일어섰다.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승리에 일조했다.
4일 5차전서는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거듭났다. 심정수는 3-0으로 앞선 5회 2개의 결정적인 수비실책을 범해 3-5로 역전을 내줬다. 고개를 푹 숙이고 덕아웃으로 향했던 심정수. 팀이 8-5로 재역전한 8회말 현대 마무리 위재영에게 큼지막한 좌월 쐐기 1점홈런을 터뜨리고 두팔을 벌렸다.
미스테리는 또 있다. 4차전까지 14타수 1안타에 허덕이던 우즈는 5차전서 4회 우월 2점홈런을 날려 타선폭발의 도화선이 됐다. 한국시리즈서 삼진이 무려 10개. 하지만 2안타가 모두 홈런이다.
현대는 퀸란만 보면 안절부절이다. 빼어난 수비에 장타력까지 갖췄지만 믿음이 안간다. 4차전서 0-0이던 5회초 선취점을 뽑을 수 있는 상황에서 깨끗한 좌익선상 안타를 친뒤 2루로 뛰다 '객사'했다. 미숙한 베이스러닝으로 현대타선은 침묵했고， 두산은 5회말 결승점을 뽑았다. 무려 7개의 삼진으로 진루타나 적시타를 기대하기 힘들다. 8번타자로 나서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6차전서는 누가 일을 내고， 누가 일을 그르칠 지 그것이 궁금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