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플레이는 역시 스타들의 '무덤'이었다. 박세리(23·아스트라)가 김미현에 이어 8강 진출이 좌절됐고， 국내상금랭킹 1，2위인 강욱순(34·안양베네스트GC)과 최광수(40·엘로드)도 2회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박세리는 3일 태영CC(파72)에서 매치플레이로 벌어진 기아 옵티마컵 SBS 프로골프 최강전 이틀째 여자부 16강전에서 '프로 초년생' 임선욱(17·분당중앙고2)에 1홀차로 패했다. 박세리는 초반 임선욱의 신기에 가까운 퍼팅에 밀려 고전했다. 임선욱은 2(파4)，5번홀(파4)에서 8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기선을 제압했다. 임선욱은 8(파5)， 12번홀(파3)서는 서드샷과 티샷을 각각 1m， 1.5m 거리에 붙이며 버디를 낚아 4홀차까지 앞섰다. 박세리는 14번홀(파4)서 3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처음으로 승리를 따냈고， 15(파3)，16번홀(파4)서 임선욱이 보기를 범하는 틈을 타 1홀차까지 추격했다. 마지막홀(파5). 박세리는 2온에 성공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듯 했으나 7m짜리 이글퍼팅이 너무 길어 컵을 1.7m나 지나갔고， 이 버디퍼팅 역시 컵 왼쪽을 지나쳐 8강 티켓을 임선욱에게 넘겨주었다. 남자부서는 조철상(42)이 강욱순을 2홀차로 제쳤고， 남영우(27)도 최광수와 18홀서 비긴 뒤 연장 첫홀(15번홀·파3)서 2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힘겹게 8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남자부서는 올시즌 상금랭킹 1，2，3위가 모두 탈락했고， 여자부서는 3명의 초청선수중 한희원(21)만 심의영에 4홀차로 승리， 8강에 올랐다. <이사부 기자 golf@> ○…박세리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내가 못한 것이 아니라 임선욱 프로가 워낙 잘했기 때문에 졌다"고 패인을 분석. "매치플레이는 이런 점이 묘미"라고 말한 박세리는 "컨디션도 좋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주말을 가족들과 함께 보낸 뒤 예정대로 6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에서 박세리를 꺾은 임선욱은 "세리 언니를 가까이서 처음으로 봐 떨렸다"고 말하기도. 그러나 임선욱은 긴 퍼팅이 몇개 떨어지자 자신을 얻었고 경기가 잘 풀렸다고. 임선욱은 박세리의 마지막 버디퍼팅을 할 때 "솔직히 말해 안들어갔으면 했다"며 수줍게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