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인 2일(한국시간) 짐 트레이시(45) LA 다저스 신임 감독은 눈코 뜰새 없는 바쁜 시간을 보냈다. 기자회견에 이어 폭스사 간부들과의 식사， 방송， 신문， 잡지 인터뷰 등으로 목이 쉴 정도인 트레이시 감독이 본지 특파원과 만나 개인적인 각오와 박찬호(27)에 대한 기대， 내년 시즌에 대한 전망 등을 털어놓았다.
-우선 축하한다. 각오가 남다를텐데. ▲도전해볼만한 일을 맡게 돼 기쁘다. 어떤 메이저리그팀 감독을 맡아도 중압감은 있기 마련이다. 자신있게 도전하겠다. -현 다저스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우리팀의 1，2선발은 가히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케빈 브라운과 박찬호는 최고의 에이스들이며， 드라이포트와 재계약을 한다면 일단 기본 골격은 갖춰진다. 그러나 올시즌 130개가 넘는 실책을 범한 수비가 문제였다. 아무리 투수력이 좋아도 뒤를 받쳐주는 수비진이 흔들리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4，5 선발도 문제였는데. ▲사실이다. 4，5선발이 나선 경기에서 승률 5할보다 15게임이나 마이너스였다. 그러나 신인 가니예가 많이 성장했고， 한명의 투수만 보강되면 문제없다. -내년 시즌을 위해 보완하고 싶은 점은. ▲역시 탄탄한 수비가 첫번째 선결 과제다. 그리고 점수를 짜낼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 진루타라든지 상황에 맞는 타격， 그리고 고비에서 공격적이면서도 점수를 낼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 팀은 약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메이저리그 감독은 처음인데 코치때와는 어떤 변화를 꾀할 생각인가. ▲나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점들을 크게 변화시키고 싶지는 않다. 다만 선수들이 좋아하는 점들을 파악하고 팀의 승리를 우선으로 하는 플레이를 펼치도록 하겠다. -벤치코치로 2년간 박찬호는 지켜봤는데 내년 시즌 전망은. ▲2001년에도 올시즌 마지막에 보여준 모습을 재연하며 더욱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 시즌이 10월1일 끝나지 않았더라면 찬호는 큰 일을 냈을 것이다. 매번 등판때마다 쑥 쑥 발전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올시즌 포수 채드 크루터의 활약도 돋보였는데. ▲찬호와 크루터는 아주 특별한 관계를 형성했다. 찬호의 성공은 대부분 자신의 몫이지만 크루터의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두 선수가 아주 좋은 관계와 결과를 만들어냈으니 잘 되는 것을 바꿀 이유는 없다. 내년에도 크루터가 찬호의 전담포수가 될 것이다. -박찬호에게도 개선할 점이 있을텐데. ▲어떤 선수든 개선할 점은 있다. 찬호의 경우는 4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124개의 4구를 내줬으니 추가로 내보낸 주자가 그렇게 많다는 뜻이며， 불필요한 위기를 많이 맞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4구만 60개선으로 줄인다면 천하무적이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20승， 사이영상 등 박찬호에 대한 고국 팬들의 기대가 크다. 실제로 가능하다고 보는가. ▲그 점에 대해서는 군말이 필요없다. 무서운 구위， 다양한 구질， 성실한 훈련， 그리고 타고난 승부사의 성격까지 완벽한 조건을 갖췄다. 아직 27세의 젊은 투수라는 점도 잊으면 안된다. 찬호에겐 오직 발전만이 있을 뿐이다. -2001년 시즌을 전망한다면. ▲우리 팀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시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거창한 목표는 내세우고 싶지 않지만 163번째 게임을 반드시 치를 것이다.(정규 시즌이 162게임이므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의미) 모든 선수들이 완벽한 준비를 갖추고 시즌에 돌입하도록 노력하겠다. -바쁜데 시간을 내줘서 감사한다. ▲한국 팬들에게도 실망스런 시즌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LA＝민훈기 특파원 hk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