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분석] 조계현 "팔색조 컨트롤" 위력
기사입력 2000-11-03 23:05
4일만의 재대결이었지만 형세는 딴판이 됐다. 1차전서 5이닝 동안 2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된 두산 조계현은 4차전서는 컨트롤에 관록이 더해져 위력을 발했다. 같은 직구라도 구질에 조금씩 변화를 보이며 '팔색조'에 걸맞는 활약을 보였다. 주무기는 투심 패스트볼. 보통 직구와 달리 야구공의 실밥 두개만을 손가락에 걸친 채 훑으며 던지는 공에 현대 타자들은 번번이 범타로 물러났다. 전체 투구수의 25% 비율로 섞어던진 슬라이더 역시 철저한 바깥쪽 승부구로 통했다.
4회 1사 1，2루 위기. 현대 심재학을 5구째에 바깥쪽 134㎞짜리 직구로 중견수 플라이아웃 처리， 이어진 박경완 타석에서는 초구에 122㎞짜리 바깥쪽 슬라이더로 범타를 유도하며 베테랑다운 위기탈출 능력을 보였다.
1차전 승리투수였던 김수경은 경기 초반 스트레이트 볼넷을 2개나 내주며 제구력에 문제점을 보였다. '전매특허'인 슬라이더마저 잘 떨어지지 않아 140㎞를 겨우 넘긴 직구의 위력도 반감됐다. 게다가 평소보다 공 반개쯤 높게 컨트롤된 직구는 힘있는 두산 타자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4회까지는 나름대로 위기관리능력을 보였지만 5회 1사 1루서 두산 홍원기에게 몸쪽 슬라이더를 던지다 2루타를 허용해 결승점을 내줬다. 이어진 2사 1，2루서는 정수근에게 가운데 높은 직구를 던지다 중전안타를 허용해 추가점을 내줬다. 〈잠실＝김남형 기자 st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