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최고 연봉" 암초
기사입력 2000-11-02 11:30
〈LA＝민훈기 특파원〉 '코리안 특급' 박찬호(27ㆍLA 다저스)의 재계약 협상에 '연봉상한선 제도'라는 또 한가지 변수가 등장했다.
구단주와 선수간의 '공동교섭협정(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이 2001년 10월말로 종료되는 것. 구단주측과 선수측은 메이저리그 운영에 관한 제반 사안들을 놓고 공동교섭협정을 맺어왔는데 이번 계약은 내년 10월31일(혹은 월드시리즈 직후)로 끝나 새로운 계약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구단주측이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은 연봉상한선(salary cap). 1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에서 시작된 구단주 회의에서도 각 구단의 운영 문제가 가장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선수들의 연봉이 계속 치솟자 구단주들은 NBA와 유사한 연봉 상한선 제도의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
연봉상한선 제도로는 ▲팀 연봉상한선 ▲개인 최고 연봉상한선 ▲루키 연봉상한선 등을 예상할 수 있다. 팀 전체 연봉이나 개인 연봉의 상한선을 정해 과다하게 치솟는 선수의 몸값을 잡아보겠다는 의도. 이같은 의도가 현실화될 경우 박찬호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당장 1년 계약후 내년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대박'을 노리다가 연봉상한선 제도가 도입되면 아무리 뛰어난 에이전트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비지니스 에이전트인 스티브 김씨는 "연봉상한제의 도입 소문이 있어 1년 계약은 도박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선수측의 반발이 심할 것이기 때문에 도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2년 이래 8번이나 파업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공동교섭협상을 다시 맺을 때마다 선수측과 구단주측의 충돌이 있어 왔다. 연봉상한선 제도의 도입을 놓고도 대충돌이 발생할 것은 자명한 사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를 가정， 박찬호측의 재계약 협상 작전이 '배짱'에서 '신중'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hk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