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재계약 통보시한인 11월1일이 불쑥 한국시리즈 일정 중간으로 뛰어든 게 문제다. 우즈 파머와 재계약 방침을 확정한 두산은 크게 곤란할 일이 없지만, 계산이 복잡한 현대는 딜레마에 빠졌다. 눈치볼 일이 너무 많다. 내년의 팀당 외국인선수 보유한도가 불투명하고, 남은 한국시리즈 기간동안 주축타자로 써야하는 퀸란과 카펜터의 '등 두드리기'가 섬세한 일이다. 내년 3명의 외국인선수 보유한도를 믿고 현대는 이미 지난달 투수 캐리 테일러와 계약했다. 퀸란과는 재계약 방침이다. 커트라인선상이던 카펜터는 포스트시즌서 차근히 신임을 얻었다. 기왕 카펜터까지 갖기로 했다면 2명과의 재계약 방침을 KBO에 통보하면 간단하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선수를 현행 팀당 2명으로 유지하는 수정안이 강력히 대두된 것이 돌부리다. 2명만 써야한다면 카펜터는 탈락이다. 섣불리 카펜터까지 재계약 의사를 통보했다가 보유한도가 줄어버리면 현대만 낭패를 본다. 보유한도 변경에 대비해 퀸란만을 선택하는 것도 문제. '끈 떨어진' 카펜터가 당장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열심히 뛰어줄지 의문이다. 큰무대에서 위험한 자충수다. 묘책이라고 떠오른 얘기는 황당하다. 둘 다 포기하는 '막가파' 전략. "나중에 꼭 계약한다"고 언질을 줄 수 있는데, 그말만 믿고 퀸란이 다른 팀의 눈독을 참아낼리 만무하다. 별수없이 '부대비용'이 필요하다. 올림픽 브레이크 탓에 시리즈 일정이 밀려 시즌중 재계약 통보시한이 걸린 것은 웃지못할 해프닝. 보유한도에 대한 확신없이 재계약 방침을 결정해야 하고, 대충 새 용병과의 계약을 마무리한 각구단들은 엄청난 위약금 부담을 떠안고 있다. 뒤죽박죽 순서 탓에 발생한 비용은 과연 만만치않다. 〈수원＝이승민 기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