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대결이 팬들을 기다린다. 2일 잠실벌의 늦가을을 달구는 외다리 승부. 현대 정민태와 두산 진필중이 선발로 맞붙는다. 1,2차전을 거푸 챙겨 2연승으로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현대. 궁지에 몰린 두산. 여유와 조급함의 차이는 있지만 침을 꼴깍꼴깍 삼키기는 마찬가지다. 정민태는 2년 연속 다승왕을 거머쥔 한국최고의 선발투수, 진필중은 2년 연속 구원왕에 빛나는 최고 마무리다. 이상하게 맞붙게 된 최고 어깨들. 얄궂은 운명이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지만 목표는 '득점 봉쇄'다. 현대 에이스 정민태에게 개막전 선발등판은 '떼논 당상'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담'때문에 3차전으로 밀렸다. 욕심을 버리고 운기조식, 컨디션은 100％다. 올시즌이 끝나면 일본프로야구(요미우리 유력) 진출을 공언해 놓은 터라 한국야구 고별무대라 여기고 있다. 아름다운 여운을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를 악물 태세다. 진필중은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끝내기 폭투를 내준 뒤 한동안 벤치만 지켰다. 페넌트레이스 내내 몸을 풀었던 피로도가 가셨고, 후배 박명환이 마무리로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선발로 눈을 돌렸다. 팀이 2연패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터라 앞뒤 생각할 겨를이 없다. 정민태와 진필중은 다른듯 닮았다. 정민태는 최고구속 147㎞의 빠른볼에 강약조절이 일품이다. 진필중은 마무리 전문답게 최고구속 150㎞의 강속구를 거침없이 뿌려대는 승부사다. 하지만 둘다 상대타자들을 피하기보다는 정면승부를 즐긴다. <수원=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