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최재성 특파원〉 주니치 이종범(30)이 내년에도 '무한경쟁'의 고달픈 행보를 되풀이하게 됐다. 그의 적수가 마침내 확정된 것이다. 호시노 감독(53)은 최근 3일간 나고야구장에서 기량을 점검해 온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 리치몬드의 내야수 팀 안로(30ㆍ미국)를 영입하기로 29일 결정했다. 안로의 타격을 지켜본 호시노 감독은 "테스트를 할 필요조차 없는 선수였다"며 흡족함을 나타냈고, 구단의 고다마 편성본부장겸 대표보좌(50)는 테스트 직후 안로, 그리고 그의 대리인 빌 모어씨와 입단교섭을 벌여 조건면에서도 얼추 얘기를 끝냈다. 아직 구단측의 공식발표는 없었지만 대략 계약금 1100만엔(약 1억1000만원), 연봉 2750만엔(약 2억7500만원)에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안로는 지난 92년 드래프트 28순번으로 밀워키 브루어즈에 입단한 이후 이적을 거듭해 가며 메이저 통산 75경기에 출전, 90타수 21안타(타율 0.233), 3홈런, 21타점을 각각 기록했으며 올시즌 트리플A에서는 타율 2할7푼8리에 24홈런, 87타점을 올렸다. 1m85, 100㎏의 거구로 우투우타. 딩고(31ㆍ호주)의 중도귀국, 고메스(33ㆍ푸에르토리코)의 은퇴 등으로 현재 주니치의 외국인 야수로는 이종범만 남아 있는 상태. 따라서 2∼3명의 보강은 예견됐던 일이다. 문제는 1,3루 지키기가 주업인 안로가 이종범의 포지션인 좌익수 등 외야 자리까지 두루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팀의 간판인 야마사키(32)와 선수회장 다쓰나미(31)가 모두 내야수인데다가 호시노 감독이 "내 돈을 1억엔 얹어주는 한이 있더라도 데려오고 말겠다"며 애착을 보이고 있는 '영원한 3할타자' 로즈(33ㆍ미국ㆍ전 요코하마)가 또 내야수다. 내야가 포화상태가 될 경우 다쓰나미나 안로가 외야로 밀려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종범이 이들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얘기다. 딩고가 '개점휴업' 상태였던 올해보다 훨씬 더 버거운 경쟁구도가 될 수 밖에 없다. 이종범은 일단 "누가 오든 신경 안 쓰고 내 할일만 하겠다"는 반응이지만 얼마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올초와 같이 2군에 들락거리는 상황이 되풀이되면 미련없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심중을 밝힌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kkac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