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진천선수촌은 국가대표 선수촌이지 올림픽, 아시안게임 선수촌이 아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스쿼시, 철인 3종, 사이클, 양궁, 육상, 복싱, 펜싱, 유도, 하키, 근대5종, 사격, 역도, 레슬링, 가라테, 주짓수, 비치발리볼 감독 등 입촌 종목 지도자들으 물론 전지훈련중인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해 관심과 기대를 반영했다. 다양한 종목의 '민원'이 쇄도했다.
|
|
한 지도자는 실업팀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냈다. "지자체별로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많이 해체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실업팀을 지원하는 방법 등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자 "지자체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은 법으로 제정돼야 한다. 국회를 많이 다니고 있다. 실업팀 보호법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도 금메달리스트'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님을 자주 뵙고 있다. 국회에 체육인 임오경, 진종오 선배, 문체부 장미란 차관, 하형주 이사장님과 잘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트레이너 한 명이 손을 들어 계약직의 고충을 토로했다. "감독, 코치는 2~4년 계약이 되는데 트레이너는 매년 공고를 내고 재계약하는 부분이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유 당선인은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설득이 필요한 부분은 관련기관에 요청해보겠다. 정확한 디테일을 파악한 후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안한봉 레슬링 대표팀 감독과 황희태 남자유도대표팀 감독은 체급, 상대성 종목의 파트너 증원을 요청했다. 안 감독은 "투기 종목은 파트너가 정말 중요하다. 태릉 시절엔 서울 근교 선수들이 합동훈련을 와서 경기력이 좋아졌는데 지금은 파트너가 없어서 같은 사람하고 계속 해야 한다. 심각하다. 또 레슬링은 체급이 10체급인데 올림픽 체급은 6체급이다. 4체급은 입촌을 못한다. 똑같은 국가대표로 인정받게 해주셨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황 감독 역시 "태릉에 있을 때는 서울 한체대 등 들어오는 팀이 많았다. 진천에 온 후 파트너 팀들이 오기 어려운 구조다. 체급별 파트너 인원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유 당선인은 "결국은 돈 문제다. 해결방법을 빠르게 체크해보겠다"고 답했다.
2028년 LA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스쿼시는 유망주들의 자비 출전 문제를 짚었다. "선수들이 자비로 국제대회에 나가고 있다. 국가대표 지도자를 동반해야 훈련수당이 나오는데 자비로 출전하다보니 훈련수당을 받지 못한다. 훈련수당이라도 보태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륜관에 탁구, 배드민턴, 핸드볼, 스쿼시가 있는데 저희만 늘 촌내 훈련을 한다. 종목 특성상 촌내 훈련만 하다보면 한계가 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도 보인다. 국제대회 출전, 전지훈련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 당선인은 "대회의 형식과 성격을 봐야 한다. 올림픽 랭킹포인트가 걸린 대회의 자비 출전은 지원이 필요할 것같다. 관련 규정 체크해서 피드백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열심히 돈을 벌어보겠다. 대한체육회가 모든 걸 다할 순 없다. 협회들도 유기적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도자들의 '자유 발언대' 분위기 속에 주짓수, 가라테 등 비인기종목들도 앞다퉈 목소리를 냈다. 주짓수 지도자가 "선수 16명이 입촌했는데 지도자는 2명뿐이다. 지도자 1명이 청소년국제대회에 나가 혼자 선수들을 지도하려니 너무 힘들다"고 고충을 전했다. 이어 가라테 외국인 감독들의 통역을 위해 동행한 주장 선수가 손을 들었다. "가라테는 국제대회 10개 카테고리중 4개 밖에 참가를 못한다. 선수 부족도 있지만 선발전에서 2개 카테고리를 빼고 진행하고 재정도 부족하다. 세계선수권에 나가려면 랭킹포인트를 따야 하는데 지원을 못받고 있다. 실업팀도 없고 지원도 없다. 훈련수당으로 국제대회에 나가긴 어렵다. 다른 수입은 없고 수당만 받고 있다. 사실 어렵게 이곳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한데 선수 생활을 오래 하기가 힘들다. 잘하는 선수도 빠져나가고 있다"고 답답한 현실을 전했다. 유 당선인은 "주짓수, 가라테가 언제 올림픽 종목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곳은 국가대표선수촌이지 올림픽, 아시안게임선수촌이 아니다"라고 했다. "주짓수, 가라테처럼 잠재가능성, 미래를 보고 투자할 종목이 있다. 우리에겐 68개 종목이 있다. 이런 종목들이 소외되지 않게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유 당선인은 "이곳은 '올림픽' 선수촌이 아닌 '국가대표' 선수촌이다. 시설이 훌륭하고 넓고 여유 있다. 종목별로 필요한 사항을 꼼꼼히 체크해보겠다"고 했다. "한번에 모든 걸 다할 순 없지만 여러분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놓치지 않겠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겠다. 특히 경기력 관련 부분은 불편함 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