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06년생 '강심장'앙팡테리블" 하얼빈 첫날 金7개중 5개가 이들에게서 나왔다#김길리#이나현#이채운#이승훈[하얼빈AG 리뷰]

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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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08 20:07 | 최종수정 2025-02-08 20:14


"2004~2006년생 '강심장'앙팡테리블" 하얼빈 첫날 金7개중 5개가…
'스피드스케이팅 100m 금' 이나현, '쇼트트랙 2관왕' 김길리, '스키 프리스타일 하프파이프 첫 금' 이승훈,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첫 금 이채운(왼쪽부터.) 사진= 연합뉴스, 대한체육회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민국의 '강심장 젠지(Gen-Z)'들이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첫날부터 거침없는 금빛 질주를 선보였다.

대회 첫날인 8일, 한국은 무려 7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달렸다. 쇼트트랙 4개, 스피드스케이팅 1개, 스노보드 1개, 스키 1개, 7개의 금메달 중 5개가 2004~2006년생으로부터 나왔다.

'쇼트트랙 2관왕' 김길리(성남시청)는 2004년생, '스피드스케이팅 100m 깜짝 금메달' 이나현과 스키 프리스타일에서 사상 첫 금메달 역사를 쓴 이승훈은 2005년생 한체대 동기,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서 우승한 '천재 스노보더' 이채운(수리고)은 2006년생이다.


"2004~2006년생 '강심장'앙팡테리블" 하얼빈 첫날 金7개중 5개가…
금메달 김길리 '태극기 두르고'<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04~2006년생 '강심장'앙팡테리블" 하얼빈 첫날 金7개중 5개가…
김길리의 금빛미소<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전통의 효자종목 쇼트트랙에서 '세계랭킹 1위' 김길리는 혼성 2000m, 여자 1500m서 2관왕에 올랐다. 개최국 중국의 텃세와 견제를 압도적 실력과 기세로 극복했다. 금메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첫 레이스 혼성 2000m, 첫 금단추를 잘 끼웠다. 최선의 레이스에 '중국 귀화'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이 넘어지는 실수도 따랐다. 김길리는 여자 1500m에선 선두 스크럼을 짠 중국 삼총사의 견제를 영리하게 뚫어내며 기어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베테랑 에이스' 최민정(500m 금)과 '남녀 세계랭킹 1위' 박지원(1500m 금), 김길리가 함께하는 쇼트트랙은 역대 최강이다. 임효준에게 남자 500m 금메달 하나를 내줬을 뿐 이날 헤이룽징 빙상훈련센터에서 치러진 5종목 중 4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김길리는 아직 배고프다. 9일 여자 1000m, 3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이 목표다.


"2004~2006년생 '강심장'앙팡테리블" 하얼빈 첫날 金7개중 5개가…
태극기 세리머니하는 이나현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04~2006년생 '강심장'앙팡테리블" 하얼빈 첫날 金7개중 5개가…
출처=대한체육회
스피드스케이팅 '스무살 빙속신성'의 반전 레이스도 빛났다. 이나현(한체대)은 '신 빙속여제' 선배 김민선을 0.004초로 제치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주니어신기록을 세우며 포스트 김민선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녀의 성장 속도는 생갭다 빨랐다. 메이저 종합대회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m70의 절대적인 피지컬에 스타트 기술, 후반 뒷심을 보강하면서 '사고'를 쳤다. 빙상연맹도, 대한체육회도 예상치 못한 반전 금메달이다. 한국이 금메달을 독식해온 매스스타트를 견제해 중국이 자국 대회에서 새로 도입한 스피드스케이팅 100m도 한국 잔치가 됐다.


"2004~2006년생 '강심장'앙팡테리블" 하얼빈 첫날 金7개중 5개가…
출처=대한체육회

"2004~2006년생 '강심장'앙팡테리블" 하얼빈 첫날 金7개중 5개가…
사진출처=이채운 SNS
설상 종목에서 나온 2개의 소중한 금메달도 모두 강심장 '앙팡테리블'의 몫이었다.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에 출전한 '2006년생' 이채운(수리고)은 3년 전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열여섯, 대한민국 최연소 선수였다.이날 결선 2차 시기 착지에서 강하게 넘어지는 시련을 딛고 3차시기 1440도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최고점' 90점을 찍었다. 눈부신 트리플 콕(공중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3바퀴, 수평으로 1바퀴,총 4바퀴, 1440도를 도는 꿈의 기술) 성공 후 금메달을 확신했다. 예선 1위 '중국 라이벌' 양웬룽은 결선 슬로프에서 흔들렸다. 치명적 실수로 6위로 밀렸고, 이채운은 분전한 중국 류하오위(76점)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금메달 역사를 쓴 이채운은 위기에 흔들림이 없었다. 적수도 없었다. 12∼13일 주종목 하프파이프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2006년생 동갑내기' 강동훈(고림고)도 침착한 연기를 선보이며 74점, 동메달로 동반 포디움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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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금메달, 문희성 동메달. 사진제공=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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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체육회

"2004~2006년생 '강심장'앙팡테리블" 하얼빈 첫날 金7개중 5개가…
사진=이승훈 SNS
2005년생 아시아 최강 스키어 이승훈은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7.50점, 2위 중국 셩하이펑과(90.50점)는 7점차였다. 17세 상동고 시절 베이징에서 첫 올림픽을 경험한 이승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절대적, 압도적 퍼포먼스로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역사를 썼다. 동메달을 따내며 함께 포디움에 오른 2006년생 문희성(설악고·88.50점)도 전도양양한 10대다.

일부 동계종목의 특성상 출전선수 연령층이 비교적 낮기도 하지만, 이들은 어리고 강한 '프로페셔널'들이다. 어린 나이에 이미 태극마크를 달고 강원2024, 월드컵,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 큰 무대를 일찌감치 경험한 이들에게 아시아는 좁았다. 평창올림픽 이후 동계스포츠 발전을 위한 분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통의 강세종목 빙상뿐 아니라 설상 종목에서 이들이 보여준 쾌거는 특히 의미 있다. 첫 아시안게임에서 긴장하거나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후회없이 자신 있게 펼쳐보였다. 엘리트 스포츠의 위기 속에 '소수정예' 위풍당당 미래세대들이 대한민국 스포츠의 힘을 보여줬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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