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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압도적 지지+사상 첫 재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인터뷰 "저는 아직 배고픕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5-02-05 08:47


'89% 압도적 지지+사상 첫 재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인터뷰 "…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22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1.22/

'89% 압도적 지지+사상 첫 재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인터뷰 "…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22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1.22/

[방이동=스포츠조선 전영지, 박상경 기자] "아직도 배가 고픕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59)은 사상 첫 재선의 기쁨보다 무거운 책임감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16일 열린 제6대 회장 선거에서 정 회장은 총 64표 중 57표, 89%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2000년 시드니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충남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 과장,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장에 이어 2021년 대한장애인체육회 5대 회장에 당선된 그는 '사상 첫 재선회장'이라는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앞서 취임한 하형주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에 이어 정 회장까지 재선하면서 대한민국 3대 스포츠단체가 모두 선수 출신 회장이 이끄는 새 시대가 열렸다.

지난달 22일 스포츠조선과 만난 정 회장은 "선수, 행정가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업무-사업에 반영하려 했던 노력들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지 않았나 싶다. 압도적 지지는 큰 기대인 한편, '더 잘하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주신 것"이라며 "거스 히딩크 감독 말처럼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앞선 임기에서 목표했던 것에 50%만 이뤘다. 이번 4년 임기에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각 체육단체와 협업을 통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선 4년 임기 동안 한국 장애인체육은 정 회장 체제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스포츠의과학을 접목한 시스템 도입으로 많은 신예가 발굴됐고, 그 성과는 파리패럴림픽에서 중국, 일본, 태국에 이은 아시아 4위의 성과로 귀결됐다. 정 회장은 다시 시작되는 4년 임기 동안 장애인 선수 훈련-육성 시스템 체계화를 위한 전문 스포츠 의과학, 경기력 향상지원센터의 건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반다비체육센터 등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체육 시설 확대도 목표 중 하나다.


'89% 압도적 지지+사상 첫 재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인터뷰 "…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22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1.22/

'89% 압도적 지지+사상 첫 재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인터뷰 "…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22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1.22/
정 회장은 "시설이 있어야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지도자를 배치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토지 비용 등으로 수도권엔 반다비체육센터가 서울 한 곳 뿐"이라며 "생활체육 활성화 차원에서 서울시 및 구청장님들을 설득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천선수촌은 입지 상 겨울에 너무 추워 실외 종목 선수들의 훈련은 실내 웨이트에 국한되는 실정"이라며 "실내 트랙을 갖춘 경기력 향상지원센터 건립을 비롯해 장기적으론 각 시도 반다비체육센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025년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정 회장은 "20년 전과 비교할 때 가장 많이 바뀐 것이라면 관심이다. 비장애인 선수와의 포상금, 연금 형평성 문제도 개선된 편"이라며 "장애인체육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선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행정 역시 모든 걸 관(官) 주도로 할 순 없다. 국민들이 장애인 체육을 직관할 수 있고, 기업 등 민간에서 장애인체육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부러운 단체가 대한양궁협회(회장 정의선)다. 대기업에서 종목을 맡아 육성하면 훨씬 좋은 경기력과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가능하다"며 "최근 장애인 체육 경기 단체에도 일부 기업인들께서 회장을 맡아주시고 계신다. 4년 임기 동안 되도록 많은 기업인과 접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비장애인 경계를 허무는 게 정 회장의 궁극적인 소망이다. 정 회장은 "5대 회장직을 맡은 뒤 처음 만든 게 '어울림 생활 체육'이다. 장애인체육회 직원 시절부터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장이 만들어져야 대한민국 국민으로 함께 살아가고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봤다. 선수들과 함께 하다 보면 '이 분은 이런 장애가 있구나' 정도이지 사실 특별한 게 없다. 모든 삶이 어우러진다면 굳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할 필요가 없다"며 "어릴 때부터 장애인 학생과 비장애인 학생이 함께 공부하고 운동하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고, 성장하면 과거의 추억이 사회 생활에도 이어지는 만큼 거리낌이 없어지지 않을까. 또 장애인도 비장애인을 배려해야 할 때가 있다. 상호 존중의 개념이다. 이런 것이 결국 스포츠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89% 압도적 지지+사상 첫 재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인터뷰 "…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22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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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22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1.22/
장애인-비장애인 학생이 하나되는 서울림운동회는 정 회장이 바라는 이상향과 가장 가까운 무대다. 정 회장은 "서울림운동회가 너무 좋다.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서로 어울려 운동을 통해 즐기는 무대다. 서울림운동회가 비단 서울 뿐만 아니라 17개 시도에 확대돼야 한다. 임기 동안 교육부와 협업, 교육감님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지역별로 서울림운동회 같은 통합체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8년 서울패럴림픽은 전 세계 패럴림픽 운동의 시초로 평가받고 있다. 오는 9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정기총회를 통해 대한장애인체육회와 정 회장은 대한민국 장애인체육의 글로벌 리더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정 회장은 "장애인체육의 역사가 길지 않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어 선배들이 후배를 이끌어주지 못했다. 내가 회장이 되려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나처럼 은퇴 후 행정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부분도 있었다"며 "원유민 선수가 IPC 선수위원에 당선된 것처럼, 지도자, 심판, 행정가로 국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내 마지막 역할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패럴림픽위원회에 부위원장 및 5개 분야에 우리 전문 국제 인력을 진출시켰다. 지금까지 집행위원 부문에선 4선을 했지만, 그 이상도 넘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갖고 있다"며 "경기개발부, 스포츠의과학위원회, 등급분류위원회 등에도 국내에 전문가들이 상당히 많다. 이번 IPC 총회를 계기로 대한장애인체육회가 국제 장애인스포츠를 실질적으로 선도하는 단체가 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욕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89% 압도적 지지+사상 첫 재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인터뷰 "…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22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1.22/

'89% 압도적 지지+사상 첫 재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인터뷰 "…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22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1.22/
선수부터 행정가, 그리고 대한민국 장애인체육을 이끄는 정점까지,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정 회장은 "사실 나는 선수 은퇴하고 싶지 않았다. 세계기록을 갖고 있었기도 했지만, 장애인체육은 나이에 크게 구애 받지 않는다. 하지만 현장 목소리를 행정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위의 의견 속에 본의 아니게 행정가의 길을 걷게 됐다"며 "처음엔 굉장히 힘들었지만, 운동할 때 힘든 훈련을 견디는 것처럼, 어려움 속에서 견디고, 노력하고 이겨내려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최근 운동하면서 공부하는 선수들이 많이 늘었다. 이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그 중 뛰어난 인재가 지도자, 행정가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본인의 노력이 우선이다. 앞으로 이 길을 후배들이 꼭 이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정 회장은 '마지막'을 강조했다. 그는 "4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지만 결코 안주해선 안된다. 아직 이루지 못한 게 수두룩하다. 자리에 연연하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세일즈맨'이 돼야 한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나만의 다짐"이라고 했다.
방이동=전영지, 박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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