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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스포츠토토 대변혁의 해다. 지난해 12월 31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내년 7월 1일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공영화를 앞두고 서울림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의 전문성을 갖춘 별도 자회사 설립을 통한 기금의 안정화, 스포츠산업 지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공단이 별도로 스포츠토토 전문 자회사를 설립할 근거가 마련됐다. 자회사는 공단이 발행주식의 총수(100%)를 소유하는 상법상 주식회사이고, 자회사 설립을 위한 자본금은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출자하고 그 수익금을 다시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조성할 수 있게 됐다. 공단은 2024년 기준 2589억원 규모의 사업을 통해 금융 지원(융자·펀드), 스포츠기업 창업 및 경영지원, 스포츠산업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해왔다. 향후 이 부분이 확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스포츠산업 업종 중 융자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용구업 및 서비스업 융자 대상도 대폭 확대될 예정인데, 융자 대상에 기존 스포츠경기업, 스포츠마케팅업, 스포츠정보업에, 추가로 스포츠게임업, 스포츠여행업도 포함됐다.
동시에 불법 스포츠 도박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하 이사장은 "불법 도박 시장 규모가 120조원 정도다. 불법 도박은 24시간 온라인 무한 베팅 시스템이다. 합법 스포츠토토는 구매제한이 10만원이다. 스포츠토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베팅 수준을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돈을 따고 잃는 문제보다는 '한국 체육 재정 확충, 시설 확충, 선수 선발, 올림픽 메달리스트 육성에 기여를 하고 기부를 한다'는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아울러 "스포츠토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제고해야 한다. 유럽에선 스포츠토토를 철저히 개인의 판단으로 여긴다. 국가 책임은 없다. 우리는 다르다. 건전화 중점으로 나아가면서 즐길 수 있는 상품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체육진흥투표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규상품 지속 출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업운영의 확장성 제고를 위한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 민간 경기정보 제공업체와 협업을 통해 불법 도박 시장에서 제공하지 않는 경기 정보 제공 등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토토 매출과 기금 정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투표권 이용고객과 판매점 대상 매년 고객인식도 조사를 해 잠재 고객층 심층 분석으로 신규고객 유입 및 투표권 사업 발전 방안을 수립할 계획을 제시했다. 젊은 층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프로스포츠 현장 프로모션과 베트맨 온라인 프로모션 등도 신경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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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올림픽 결승에서 매트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호흡을 조절하던 게 생각난다. 올림픽 금메달을 (국민에게)돌려드리는 마지막 장이라 생각하겠다." 하 이사장의 공단 수장 취임사다. 그는 "서울올림픽은 국민 의식을 고취하는 무형의 유산, 올림픽기념공원, 올림픽대로와 같은 유형의 유산을 남겼지만, 가장 큰 유산은 1989년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 설립됐다는 것이다. 공단이 설립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체육이 이 정도로 성장하지 못하고, 국민의 삶의 질이 지금처럼 높아지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파리올림픽에서도 우리 체육의 저력을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체육계 대선배답게 채찍도 들었다. "안세영 사건을 비롯해 잡음이 있었다. 우리 선수들의 사고와 가치관은 21세기로 나아가는데, 행정은 내가 40년 전 운동했을 때의 구태의연한 모습 그대로여서 안타깝다. 여전히 강압적이고, '기브 앤 테이크'를 중요시 여긴다. 스포츠는 정정당당해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스포츠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원칙과 상식의 바탕에서 메달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 이사장은 공정한 체육계과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서울올림픽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서 헤매고 있을 때 도전의식을 가지고 서울올림픽을 유치했다. 올림픽을 통해 '해냈다'는 자신감이 경제 성장의 토대가 되었다. 질서의식, 문화 창달, 화장실 문화, 남을 배려하는 자세 등의 시작점이 바로 서울올림픽이었다. 이러한 올림픽 정신을 후대에도 계승해야 한다. 나는 3년간의 임기 동안 국민체육진흥공단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가치관을 확립시키고, 그 바탕 위에서 철학과 가치관을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대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던 '왕발(하 이사장 별명)'은 이제 서울올림픽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리=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