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스포츠토토 공영화 원년' 하형주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토토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5-01-13 00:08 | 최종수정 2025-01-14 09:25


[단독인터뷰]'스포츠토토 공영화 원년' 하형주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토토…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7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25.01.07/

[단독인터뷰]'스포츠토토 공영화 원년' 하형주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토토…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7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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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스포츠토토 공영화 원년' 하형주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토토…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7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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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스포츠토토 공영화 원년' 하형주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토토…
사진제공=대한체육회

2025년은 스포츠토토 대변혁의 해다. 지난해 12월 31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내년 7월 1일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공영화를 앞두고 서울림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의 전문성을 갖춘 별도 자회사 설립을 통한 기금의 안정화, 스포츠산업 지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공단이 별도로 스포츠토토 전문 자회사를 설립할 근거가 마련됐다. 자회사는 공단이 발행주식의 총수(100%)를 소유하는 상법상 주식회사이고, 자회사 설립을 위한 자본금은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출자하고 그 수익금을 다시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조성할 수 있게 됐다. 공단은 2024년 기준 2589억원 규모의 사업을 통해 금융 지원(융자·펀드), 스포츠기업 창업 및 경영지원, 스포츠산업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해왔다. 향후 이 부분이 확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스포츠산업 업종 중 융자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용구업 및 서비스업 융자 대상도 대폭 확대될 예정인데, 융자 대상에 기존 스포츠경기업, 스포츠마케팅업, 스포츠정보업에, 추가로 스포츠게임업, 스포츠여행업도 포함됐다.

스포츠토토는 2001년, 한-일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스포츠 발전 재원 마련을 목표로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지금까지 수차례 공영화 움직임이 있었다. 2001년부터 민간에 위탁 시행돼온 스포츠토토 발행 사업에 대해 '민간위탁 체계에서 과도한 입찰 경쟁으로 저가 낙찰 발생해 운용 예산과 인력이 축소되고, 이로 인해 고용 불안정과 전문성 저하를 초래해 사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안정적인 사업운영에 집중하고, 전문성 강화, 신규상품 개발 등 지속적인 사업혁신(AI, 온라인구매상한, 다양한 상품 개발 및 정보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스포츠토토의 공영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 공영화는 지난해 11월, 올림피언 출신 최초로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LA올림픽 유도 영웅' 하형주 이사장(63)의 첫 미션이자 가장 중대한 임무이다. 지난 7일 스포츠조선 목동 사옥에서 박재호 편집국장과 단독 인터뷰로 만난 하 이사장은 "법안이 통과되어 다행이다. 지금까지 위탁을 하다보니 수익성은 높지만 공익성이 부족했다. 앞으로 보다 공익적인 프로그램과 정책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면서 "공영화 전후 달라질 시스템으로 인해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불가피하다. 일차적으로 공영화 안착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불법 스포츠 도박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하 이사장은 "불법 도박 시장 규모가 120조원 정도다. 불법 도박은 24시간 온라인 무한 베팅 시스템이다. 합법 스포츠토토는 구매제한이 10만원이다. 스포츠토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베팅 수준을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돈을 따고 잃는 문제보다는 '한국 체육 재정 확충, 시설 확충, 선수 선발, 올림픽 메달리스트 육성에 기여를 하고 기부를 한다'는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아울러 "스포츠토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제고해야 한다. 유럽에선 스포츠토토를 철저히 개인의 판단으로 여긴다. 국가 책임은 없다. 우리는 다르다. 건전화 중점으로 나아가면서 즐길 수 있는 상품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체육진흥투표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규상품 지속 출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업운영의 확장성 제고를 위한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 민간 경기정보 제공업체와 협업을 통해 불법 도박 시장에서 제공하지 않는 경기 정보 제공 등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토토 매출과 기금 정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투표권 이용고객과 판매점 대상 매년 고객인식도 조사를 해 잠재 고객층 심층 분석으로 신규고객 유입 및 투표권 사업 발전 방안을 수립할 계획을 제시했다. 젊은 층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프로스포츠 현장 프로모션과 베트맨 온라인 프로모션 등도 신경쓰고 있다.


[단독인터뷰]'스포츠토토 공영화 원년' 하형주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토토…
사진제공=문체부

[단독인터뷰]'스포츠토토 공영화 원년' 하형주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토토…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7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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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스포츠토토 공영화 원년' 하형주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토토…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7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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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사장은 1984년 LA올림픽에서 한국 유도 최초 금메달을 획득했다. LA올림픽 8강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1위 미하라 마사토(일본)를 '들어메치기'로 제압한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하 이사장은 대한민국 체육훈장 백마장(1981년), 청룡장(1984년),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장(1982년, 1986년, 1987년)을 수상했고, 2024년엔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뽑혔다. 은퇴 후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썼고, 부산광역시 시의원을 지내며 행정가 경력도 쌓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일생을 체육인으로 살아온 하 이사장이 평소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건 '차별없는 스포츠 복지'다. 하 이사장은 "최근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소외계층이 생겨나고, 양극화되고 있다. 장애인, 고령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위 밀착형 스포츠 시설이 확충되어야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호흡하는 공간, 같이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요구되고, 고령층의 낙상사고까지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장애인, 한부모 가정 및 경제적·사회적 제약 등으로 지원이 필요한 체육취약계층을 위한 스포츠강좌이용권 지원사업을 올해 강화할 계획이다. 2024년 장애인 2만4388명에게 돌아간 지원사업은 올해 이용인원을 2만5900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40년 전 올림픽 결승에서 매트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호흡을 조절하던 게 생각난다. 올림픽 금메달을 (국민에게)돌려드리는 마지막 장이라 생각하겠다." 하 이사장의 공단 수장 취임사다. 그는 "서울올림픽은 국민 의식을 고취하는 무형의 유산, 올림픽기념공원, 올림픽대로와 같은 유형의 유산을 남겼지만, 가장 큰 유산은 1989년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 설립됐다는 것이다. 공단이 설립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체육이 이 정도로 성장하지 못하고, 국민의 삶의 질이 지금처럼 높아지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파리올림픽에서도 우리 체육의 저력을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체육계 대선배답게 채찍도 들었다. "안세영 사건을 비롯해 잡음이 있었다. 우리 선수들의 사고와 가치관은 21세기로 나아가는데, 행정은 내가 40년 전 운동했을 때의 구태의연한 모습 그대로여서 안타깝다. 여전히 강압적이고, '기브 앤 테이크'를 중요시 여긴다. 스포츠는 정정당당해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스포츠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원칙과 상식의 바탕에서 메달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 이사장은 공정한 체육계과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서울올림픽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서 헤매고 있을 때 도전의식을 가지고 서울올림픽을 유치했다. 올림픽을 통해 '해냈다'는 자신감이 경제 성장의 토대가 되었다. 질서의식, 문화 창달, 화장실 문화, 남을 배려하는 자세 등의 시작점이 바로 서울올림픽이었다. 이러한 올림픽 정신을 후대에도 계승해야 한다. 나는 3년간의 임기 동안 국민체육진흥공단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가치관을 확립시키고, 그 바탕 위에서 철학과 가치관을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대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던 '왕발(하 이사장 별명)'은 이제 서울올림픽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리=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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