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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배드민턴 남녀복식이 '월드 왕중왕전' 세계 최강과의 결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1월 인도오픈 준결승에서 량웨이컹-왕창 조를 처음 만나 0대2로 패했던 서승재-강민혁이 세계 최강의 상대를 물리치고 2023년을 결산하는 왕좌에 오른 것은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특히 서승재는 이번 대회 개막에 앞서 열린 BWF 어워즈에서 '올해의 남자선수'를 수상한 바 있어 2023년의 대미를 장식하게 됐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한해를 결산하는 '왕중왕전'으로 5개 종목별 상위랭커 8명(조)씩을 초청해 각 2개조로 나눈 뒤 각조 1, 2위가 4강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한국 배드민턴이 남자복식에서 파이널 챔피언을 배출한 것은 지난 2014년(당시 명칭 BWF 슈퍼시리즈 파이널) 이용대-유연성 이후 9년 만의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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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게임은 짜릿한 듀스 승리. 한때 16-20으로 패배 위기에 몰렸던 서승재-강민혁은 적지의 홈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막판 투혼을 앞세워 듀스로 몰고갔다. 이어 강민혁의 정교한 푸시 공격에 이은 당황한 상대의 범실은 항저우 체육관을 초상집으로 만들었다.
이어 벌어진 여자복식 결승에서는 세계 2위 백하나(MG새마을금고)-이소희(인천국제공항)가 중국의 세계 1위 천칭천-자이판 조에 0대2(16-21, 16-21)로 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했다.
백하나-이소희 조는 전날 준결승에서 일본 조를 상대로 풀세트 혈투를 펼친 후유증인 듯, 체력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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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달성할 때 얻은 부상(오른 무릎 인대 손상) 후유증에 발목을 잡혔다. 안세영은 타이쯔잉과의 준결승에서 1게임을 먼저 잡았지만 무릎이 불편한 까닭에 스매시와 좌-우, 전-후위를 오가는 움직임에서 위축된 모습이었다. 타이쯔잉은 이런 약점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안세영를 괴롭혔다. 결국 안세영은 2, 3게임 모두 대역전을 허용하면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안세영에 이어 혼합복식의 서승재-채유정(인천국제공항)도 동메달을 추가하는 한국은 이번 대회를 금 1, 은 1, 동 2개로 마무리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