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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 레전드' 주세혁 감독이 이끄는 '브랜드뉴' 대한민국 남자탁구대표팀이 14년 만의 세계선수권 결승행을 아깝게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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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단식 '왼손 에이스' 조승민(삼성생명, 세계 65위)과 '2002년생 신성' 케이 슈톰퍼(세계 103위)가 맞붙었다. 1게임 강력한 포어드라이브로 6-1까지 앞섰고, 11-6으로 가볍게 승리했다. 그러나 2게임 슈톰퍼의 백핸드가 살아나며 4-11로 내줬다. 3게임을 11-5로 따냈지만 다시 4게임을 9-11로 내줬다. 마지막 5게임은 전쟁이었다. 슈톰퍼가 치열하게 따라붙는 가운데, 5-5, 6-6, 7-7 타이가 이어졌다. 7-8로 1점을 내준 시점, 주세혁 감독이 타임아웃을 불렀다. "자, 이제 뭐할 거야?"라며 절체절명의 시점에, 스스로 생각하는 탁구를 일깨웠다. 작전타임 직후 조승민이 내리 3점을 따내며 11-8, 게임스코어 3대2 승리, 매치스코어 2-1 역전에 성공했다. 조승민 특유의 환한 미소가 돌아왔다.
제5단식 '이날의 히어로' 안재현이 1m90을 넘는 장신의 왼손 공격수 두다와 맞붙었다. 1게임부터 접전이었다. 수차례 타이 끝에 1게임을 9-11로 내줬다. 2게임 6-11로 내줬다. 3게임 심기일전한 안재현이 4-1, 6-2로 앞서나갔다. 두다가 7-6, 8-7까지 따라붙었지만 안재현은 영리한 경기운영으로 11-8로 승리했다. 안재현은 눈부신 드라이브와 탄탄한 수비, 영리한 경기운영으로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맞섰지만4게임을 6-11으로 내주며 게임스코어 1대3으로 패했다.
한국은 3시간 50분에 달하는 풀매치 대접전 끝에 결승행의 꿈을 놓쳤다. 한국은 전날 난적 홍콩을 매치스코어 3대1로 돌려세우고 3연속 4강, 동메달을 확보한 상황에서 이날 독일과 마주했다. 직전 4년 전 2018년 할름스타드 대회서도 독일에 패하며 결승행을 놓쳤다. 디미트리 옵차로프(세계10위), 파트릭 프란치스카(13위), 티모 볼(15위) 등 베테랑 삼총사 대신 차세대 에이스들이 나선 이번 대회, 대한민국 젊은 에이스들이 2008년 이후 14년 만의 결승행 기회를 간발의 차로 놓쳤다. 그러나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안재현, 조대성 등 '영건'들의 눈부신 성장과 가능성을 재확인한, 희망의 4강전이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