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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림픽공원 안에서 88올림픽과 패럴림픽이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988서울패럴림픽 기념사업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MOU는 지난달 8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장애인체육 활성화 첫 간담회 '청책' 현장에서 정진완 회장으로부터 '서울 올림픽공원내 패럴림픽 센터 건립'을 제안받은 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 회장은 "한국은 동하계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몇 안되는 나라이고, 국제 무대에서 한국 장애인체육의 위상은 대단히 높은데 정작 국내에선 관심이 없다. 서울올림픽공원 내 패럴림픽을 기억할 만한 상징물도 없다"면서 "1988년 서울패럴림픽의 레거시를 이어가고, 통합체육교육, 장애인식 개선 사업 공간으로도 활용가능한 패럴림픽 센터를 건립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장관은 "공단과 즉시 검토해 연락을 주겠다"고 화답했고 바로 이튿날 조현재 공단 이사장이 정 회장을 만났다. 문체부 차관 출신으로 스포츠 전반에 조예가 깊은 조 이사장은 장애인체육과도 같한 인연이 있다. 2005년 장애인체육 업무가 보건복지부(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에서 문체부로 이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첫 출범할 당시 체육정책을 총괄하는 문체부 체육국장으로 일했다. 대한민국 본격적인 장애인체육의 시작을 함께 한 만큼 장애인체육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같하다. 양 기관장의 만남 직후 패럴림픽 센터 건립은 물론 1988년 서울패럴림픽 기념사업 활성화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탔고 두 차례 실무 회의를 거쳐 이날 MOU가 전격 체결됐다.
정진완 회장은 "대한장애인체육회 설립 때도 체육국장으로 역할을 해주신 이사장님이 이제 공단에서 1988년 서울패럴림픽 레거시 활성화 사업을 함께 해주셔서 너무나 반갑고 기쁘다"면서 "88서울패럴림픽은 세계적으로 의미있는 대회다. 대한민국 서울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최초로 함께 개최한 도시이자, 장애인선수들에게 처음 선수촌을 제공하고, 성화봉송도 함께했다. 서울패럴림픽 엠블럼도 IPC 엠블럼으로 변형돼 직지금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다. 역사적 의미가 크다. 오늘을 계기로 서울 올림픽공원이 서울패럴림픽과 함께 공존하는 의미 있는 공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풍이 지나간 직후 초가을 아침 햇살이 회의실을 비추자 조 이사장은 "유리창 밖으로 햇살이 비춘다. 오늘 MOU를 축복하는 날씨다. 우리 앞에 벽은 보이지 않는다. 창문이 있다"는 은유적 표현으로 MOU에 대한 환영의 뜻을 에둘러 전했다. 조 이사장은 "서울패럴림픽 활성화하기 위한 오늘 MOU가 다소 늦었지만 늦은 만큼 뜻깊다. 서울패럴림픽은 전세계 장애인올림픽의 방향을 바꿔놓은 의미 있는 대회지만 대다수의 국민이 서울패럴림픽 대회가 그런 역할을 한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이 MOU를 계기로 국민들이 88패럴림픽 레거시를 더 많이 알게 되고 패럴림픽 운동 확산에 대한민국이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공단도 패럴림픽 레거시가 잘 보존되고 미래세대에게 잘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이사장은 "그동안 서울올림픽·패럴림픽 레거시를 보전하고 활용하는 부분에 다소 소홀함이 있었다"면서 "레거시 확산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패럴림픽 레거시도 함께 잘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 이 공원 안에서 서울올림픽과 패럴림픽이 함께 열렸듯이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함께 가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