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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은 2세' 대광고 1학년 오준성이 실업 에이스 형님들을 줄줄이 꺾고 대통령기 탁구 정상에 우뚝 섰다.
결승 상대는 공교롭게도 아버지 오상은 미래에셋증권 코치의 지도를 받는 강동수. 아버지 오 코치가 결승전 벤치에 앉았다. 뜨거운 부자대결이 시작됐다. 오준성은 1-2세트를 먼저 가져오면 가볍게 승리하는가 했지만 아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아버지의 벤치와 '한방'을 지닌 질긴 수비수 강동수의 저항 역시 만만치 않았다. 3-4세트를 내리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오준성은 전열을 정비, 마지막 5세트에서 11-8 승리를 가져오며 '막내온탑' 우승을 완성했다.
이날 아들과 벤치에서 맞대결을 펼친 오상은 코치는 "우승 여부를 떠나 경기내용이 좋아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아들 벤치에 앉으면서 정말 불편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아들을 생각하면 좋은데 동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안좋다. 만감이 교차한다"며 '짚신 장수, 나막신 장수'의 속내를 털어놨다. "동수도 한번도 단식 우승을 못해서 꼭 한번 했으면 했다. 프로답게 동수를 응원하며 벤치를 봤고, 아들 역시 상관없다고 했다. 선수인데 아빠가 벤치 본다고 지장 있으면 안되는 것 아니냐. 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이었다"라며 웃었다. 아들의 쾌거에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준성이는 대한탁구협회가 지원해준 주니어오픈 대회 출전을 통해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다. 기술적인 것은 물론 경기운영,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며 "아들이라고 좀 무시했던 측면이 있는데 이번 대회 정말 성장을 확인했다. 부족한 부분을 좀더 보완하면 대표 선발전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 내후년 파리올림픽에 '오상은 2세' 오준성을 볼 가능성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김 코치는 "이번 대회 준성이가 실업팀 선수들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대표팀 선수 중 일부를 빼고는 충분히 붙어볼 만하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답했다. "다음 대표선발전 5명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