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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인터뷰]최문순 강원도지사 "북측에 여자 아이스하키 합동훈련+2021년 동계AG 공동 개최 제안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9-11 05:10


최문순 강원도지사
춘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9.04

최문순 강원도지사
춘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9.04

최문순 강원도지사
춘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9.04

최문순 강원도지사(62)는 대북 스포츠 교류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올초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온갖 우려와 걱정을 날려버렸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동참시키는 스포츠 외교력까지 발휘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세계 유수의 미디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대성공이라고 평가했다. 평창올림픽으로 만들어진 남북 평화 무드는 연이어 남북정상 회담과 미북정상 회담으로까지 이어졌다. 스포츠의 위대한 영향력이 발휘됐다.

최문순 도지사는 평창올림픽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꾸준히 대북 스포츠 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8월 유소년 축구선수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대회를 마치고 돌아왔다. 이번 방북에는 윤세영 SBS회장,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등도 함께 갔다.

최문순 도지사를 지난 4일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강원도가 대북 스포츠 교류의 선두 주자

-지난달 북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왔는데 어떤 느낌을 받았나.

9박10일 동안 머물렀다. 평양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북한은 4번째 방문이었다. 마지막으로 2008년 2월 뉴욕필 오케스트라와 함께 갔었다. 당시 MBC 사장이었다. 이번에 10년 만에 갔는데 평양이 많이 변했다. 거리가 환해졌다. 아파트, 상가가 많아졌다. 도시가 컬러풀(화려)해졌고, 택시가 많아졌다. 출퇴근 시간에 차들이 밀렸다. 관광객도 많이 늘었다.

-평양의 스포츠 인프라를 둘러봤을텐데.


이번 대회는 김일성경기장을 썼다. 15만 관중이 들어갈 수 있는 5.1경기장도 봤다. 그리고 아이스하키장도 봤다. 실내경기장이었는데 배구, 농구, 탁구 등을 다목적으로 한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첨단시설이었다. 새롭게 진 경기장이 제법 있었다. 최근에 만든 경기장은 시설이 괜찮았다.

-대회는 성공적이었다고 보나.

김일성경기장서 개·폐막식이 열렸는데 동원이었지만 7만 관중이 꽉 찼다. 남북 유소년 선수들이 경기 마치고 그라운드를 돌면서 인사했다. 관중석에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스포츠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남북의 모든게 막혔는데 스포츠가 물꼬를 열었다.

-요즘 북한 스포츠 교류에선 최 지사와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선두 주자로 가장 앞서 있다.

김경성 이사장과는 일을 같이 한 지가 제법 됐다. 우리는 처음 중국 쿤밍에 훈련 시설을 마련했다. 남북이 함께 훈련하는 시설이었다. 남북 관계가 여의치 않아 대회로 바꾸었고, 지금까지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 한 게 4회 대회였고, 10월말에 춘천에서 5회를 열고, 내년 5월에 원산에서 6회를 한다.

-10월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분주할 것 같다.

대회 준비로 바쁘다. 관중을 동원하기가 어려워 표를 팔아야 한다. 손님을 초대하는 입장이라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국제대회인 만큼 북한 뿐아니라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에서도 유소년팀이 온다.

-이번 방북에서 북측에 추가로 제안한 것이 있나.

여자 아이스하키 교류를 제안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멋진 그림을 만들었다. 이번에 북한을 간다고 하니까 남측 관계자들이 보자고 해서 얘기를 들었다. 남쪽 선수들을 초청해주든지 아니면 내려올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훈련을 같이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평창올림픽 때는 훈련이 너무 짧았다.(열흘 정도 였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평창올림픽서 하나된 모습을 보였지만 전패를 기록했다) 이번에 가서 북측에 여자 아이스하키 합동 훈련을 상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했다.

-향후 어떤 식으로 풀어갈건가.

북측에 뜻을 전달했다. 실무자들이 구체적으로 풀어야 한다. 실무적으로 북측에서 넘어올 건지, 우리가 가야할 건지 아니면 제3국에서 만나 합동훈련을 해야할 건지를 정해야 한다. 아이스하키협회와도 같이 일을 진행해야 한다.

-남북한이 공동으로 동계아시안게임을 유치하자는 계획도 갖고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이번에 북측에 제안했다.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을 남과 북이 같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북한은 원산 갈마지구 개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관련 영상을 봤는데 대형 사업이었다. 명사십리 해변 뒤쪽을 개발하는 사업이었다. 호텔과 콘도 100여채를 개발하는 엄청난 사업이다. 온천과 골프장도 짓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원산을 가장 먼저 개방하려고 한다. 우리도 교통로를 열어야 한다. 우리는 스포츠로 북한을 열려고 한다. 그곳이 마식령스키장 근처다.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만든 시설과 북한의 원산 시설을 이용해 공동으로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려고 한다. 이번엔 돈도 많이 안 든다. 많이 들면 1000억원이다. 운영비만 있으면 된다고 본다.

-유치 가능성은 높나.

실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경쟁자가 없다. 일본은 지난번(2017년) 삿포로에서 했고, 중국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한다. 따라서 1년전 테스트 이벤트를 하게 돼 있다. 결국 우리 밖에 없다. 정부에선 돈(예산)이 드니까 주저하고 있다. 좋은 시설 인프라를 한 번 더 쓰고 싶은 것이다. 또 남북이 공동 개최하면 조직위원회도 같이 꾸리고, 예산 법률도 같이 만들어야 한다. 남북 양쪽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시기적으로 얼마 안 남았다. 결정을 내려야 한다. 우리 정부의 승인만 남았다.(강원도는 북한 장 웅 IOC위원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고, 또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도 적극적인 협력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K리그1(1부)강원FC 구단주이기도 한데 북한 축구 선수를 K리그로 데려오면 더없이 좋은 남북 스포츠 교류 아닌가.

좋은 아이디어다. 그런데 현재로는 법률적으로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 사람이 우리나라에 상주할 수 없게 돼 있다. 또 우리나라 사람도 북한에 상주할 수 없다. 스포츠에서 먼저 하려고 한다. 직접 와서 뛸 수 있으면 최고다. 한명의 북한 축구 선수지만 굉장히 중요하며 근본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 한명이라도 남측에 와서 산다는게 의미가 있다. 그렇게 되면 교류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강원도, 경기도 그리고 인천광역시가 가장 북한과의 교류에 적극적인 것 같은데.

그동안 강원도 포함, 3개 시도지자체는 북한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본 게 많다. 이제 대화 분위기가 되면서 활기를 뛰고 있다. 서로 경쟁할 건 아니고 많이 하면 서로 좋은 거라고 본다.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인프라 사후 활용

-평창올림픽 레거시(유산) 활용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있는게 사실인데.

여러분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리게 됐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사후 활용 방안도 함께 얘기했는데 생각처럼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사용했던 12개 경기장 중에서 8개는 해결이 됐다. 4개 시설물은 국가대표가 아니면 쓸 수 없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스키 점프대는, 그냥은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없다. 우리는 중앙 정부에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부는 버티고 있다.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

-가장 어려운 문제가 국내 유일의 국제규격 활강 코스인 정선 알파인 경기장 아닌가.

어려운 문제가 맞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100% 자연 복원을 조건으로 만들었다. 산림청(정선 알파인 경기장 소재지인 가리왕산 소유주)도 그렇게 시작했다. 스키협회와 스키인들은 정선 알파인 경기장이 좋은 코스라고 한다. 이미 국제대회도 내년초에 유치해 놓았다. 그들은 그대로 두고 사용하자고 맞서고 있다. 강원도가 가운데서 조정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

-복원하는데도 엄청난 돈이 들지 않나.

만드는데 예산 1900억원이 들었다. 전문가들은 거꾸로 되돌리는데 또 1900억원이 든다고 한다. 현재 알파인 경기장 밑에는 전기선 통신선이 깔려 있고, 또 차가 들어갈 수 있는 빈 공간도 있다. 산을 다시 하나 허물어 그 공간을 메워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건축 쓰레기까지 나온다. 딜레마다.

-다른 시설물의 사후 활용 비용은 큰 문제 없나.

1년에 48억원 정도다.(운영 주체가 정해지지 않은 4곳 운영비) 강원도는 중앙 정부와 반반 내자고 의견을 내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 소치(2014년 대회) 처럼 무지막지하게 경기장을 짓지 않았다. 충분히 잘 활용할 수 있다.

◇강원FC의 경영비리 의혹 및 조사

-구단주로 있는 강원FC가 수개월째 시끄러운데 어떻게 처리할 건가.

오래전부터 얘기가 나왔다. 조사팀이 조사를 하고 있다. 면밀히 조사를 하도록 시켰다. 과장된 것, 정치적인 것, 잘못한 것이 복잡하게 섞여있는 것 같다.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

-1차 조사에서 잘잘못이 다 가려졌던 것 아닌가.

1차 조사는 간이로 했다. 알아보라는 수준이었다. 큰 사안이 아니었다. 나는 구단주지만 구단 경영에 간섭하지 않았다. (조태룡 대표에게)믿고 맡겨놓았다. 정치적인 간섭을 안 하고 있다. 자율성을 주고 있다. 조직내에서 해결하도록 했다. 그런데 요즘은 도의회에서도 문제 제기를 했다.

-조 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나.

구단 경영을 잘 했다. 성적도 잘 냈다. 축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싶어서 우리가 2부리그에 있을 때 모셔왔다.(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단장 출신 조태룡 대표는 2016년초 강원FC 사장이 됐다) 비유를 하자면 '연대장'을 '중대장'으로 모셔왔다. 나는 MBC 재직 시절 축구 기자를 했었다. 야구에 밀려서 새 바람을 넣어보자고 모셔왔다. 잘 나갔는데 이런 일이 있었다. 그런데 좋은 뜻에서 일하다 그런 건지, 아닌 건지를 파악하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 5월 구단 경품인 항공권의 개인 유용 사실로 드러난 후 계속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지역 축구인들도 조 대표를 신뢰하지 않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 지역 축구인들도 나를 찾아오겠다고 한다. 우리도 투자하는데 걸림돌이 있다. 도비도 받아야 하고, 강원랜드(스폰서)에서도 투자를 받아야 한다. 구단이 시끄러우면 안 된다.


춘천=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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