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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휠체어컬링대표팀 '오벤저스'가 '난적' 영국에 8엔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8승2패로 남은 중국전 결과와 관계없이 4강행을 조기 확정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평창패럴림픽에서 밴쿠버를 넘어서는 대기록, 금메달을 목표 삼았다. 평창올림픽 여자컬링 '팀 킴'의 은메달 기운을 이어받은 이들은 "우리를 위해 금메달을 남겨놓은 것같다"는 강한 자신감으로 예선전에 임했다.대한민국 리드 방민자(56), 스킵(세컨드) 서순석(47), 서드 정승원(60), 포스 차재관(46), 성도, 나이도, 지역도, 성향도 모두 제각각인 5명의 어벤저스, '오벤저스'가 금메달의 목표 하나로 똘똘 뭉쳤다. 8년만에 다시 4강에 오르며 금빛 꿈을 향해 한걸음 다가섰다.
이날 한국은 1엔드 영국 후공을 1실점으로 막아낸 후 2엔드에서 서드 정승원의 맹활약에 힘입어 2득점 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3엔드 후공이었던 영국이 '블랭크' 작전을 구사하며 양팀이 점수없이 4엔드로 넘어갔다. 2-1, 1점차 우세가 이어진 4엔드, 다시 후공을 잡은 영국은 동점샷을 노렸지만 '오벤저스'의 정확한 샷을 당해내지 못했다. 영국의 5번째 샷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한국이 유리해졌다. 2개의 스킵샷을 남기고 차재관이 하우스 앞에 가드를 세웠다. 영국 스킵 에일린 닐슨의 샷이 정확했다. 한국의 하우스 안 노란스톤을 제거하고 노란 가드 뒤로 숨어들었다. 차재관의 마지막 샷, 테이크아웃을 시도했지만 노란 가드를 살짝 맞으며 방향이 바뀌며 간발의 차로 실패했다. 2점을 내주며 2-3으로 역전된 상황에서 5엔드를 맞았다.
7엔드 영국의 후공, 차재관의 첫번째 스킵샷이 예리하게 버튼에 걸렸다. 가드 뒤로 숨은 절묘한 위치, 1번 스톤으로 자리잡았다. 영국의 첫 스킵샷이 이 스톤을 살짝 밀어내고 하우스 경계에 머물렀다. 마지막샷을 앞두고 한국대표팀은 작전타임을 불렀다. 차재관의 샷이 살짝 짧았지만, 한국이 1번 스톤을 잡은 상황에서 영국의 마지막 스톤이 중앙에서 멀어지며 한국이 1점을 따냈다.
4-4 동점을 만든 후 운명의 8엔드는 승부처였다. 베테랑 서드 정승원이 던진 두번째 스톤이 버튼 위에 1번 스톤으로 올라섰다. 결정적인 승부샷에 백종철 감독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정승원이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마지막 남은 2번의 샷, 차재관의 첫 스킵샷은 가드를 세웠다. 방민자의 "좋아!"라는 찬사가 컬링장에 울려퍼졌다. 시간 제한에 쫓기게 된 영국의 샷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이어진 차재관의 샷이 또다시 센터 가드를 세웠다. 영국의 마지막 드로우샷이 1번을 만드는 데 실패하며 결국 한국이 승리했다. 한국이 짜릿한 1점차 재역전승으로 8년만의 4강행을 자축했다.
풀리그 마지막날인 15일 오후 2시35분, 중국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놓고 한국은 8승2패로 4강행을 조기 확정했다. 중국은 전날까지 8승1패, 1위를 달렸다. 중국전은 4강행 상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경기다. 오벤저스가 새 역사 도전이 시작된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