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바둑리그] 정관장 황진단, 기적의 역전 우승

◇정관장 황진단 김명훈(오른쪽)이 포스코켐텍 나 현을 누르고 팀의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복기 장면. 사진제공=한국기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정관장 황진단이 챔피언결정전 최종국에서 2연패 후 3연승의 대역전승을 거두며 창단 후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3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막을 내린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 3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정관장 황진단이 2위 포스코켐텍을 3-2로 꺾고 종합전적 2승 1패로 정상에 올랐다. 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는 포스코켐텍이 3-2로, 2일 열린 2차전에서는 정관장 황진단이 3-1로 각각 승리했다.

챔피언결정전 최종국은 바둑 단체전의 진수를 보여준 '갱 없는 드라마'였다.

정관장 황진단은 박진솔이 사활 착각으로 변상일에게 221수 만에 백 불계패하며 첫 경기를 내준데 이어 한승주도 장고바둑에서 이원영에게 256수 만에 흑 불계패해 0-2로 벼랑에 몰렸다.

그러나 이어진 3국에서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팀의 맏형 이창호가 포스코켐텍 윤찬희의 막판 자충 실수로 223수 만에 행운의 불계승을 거둔 것. 정관장 황진단은 주장전으로 펼쳐진 4국에서 신진서가 최철한에게 156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2-2 동률을 만드는데 성공한 뒤 마지막 경기에 나선 김명훈이 나현을 상대로 엎치락뒤치락 난타전 끝에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팀의 첫 우승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김명훈이 "팀이 거의 졌다고 봤는데 5국까지 이어져 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둔 것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최종국은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포스코켐텍은 6년 만의 KB리그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뒀지만 윤찬희와 나현이 마지막에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며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개막전부터 10연승 행진을 하는 등 14승 2패로 시즌을 1위로 마감한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승리하며 통합우승을 확정지은 정관장 황진단 김영삼 감독은 "우승도 기분 좋지만 김명훈, 한승주 같이 눈여겨봤던 기사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보람 있었다"면서 "팬들의 응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은 팀에 감사드리며 특히 홍삼이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총규모 37억원(KB리그 34억, 퓨처스리그 3억)인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단일기전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모든 경기는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준우승은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이다.

한편 KB리그 폐막식은 22일 오전 11시 웨스틴 조선호텔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김형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