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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에서는 출전하는 전 종목에서 메달을 걸고 싶다."
침체됐던 한국 수영에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 한국 수영은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명이 결선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다. 그 중심에는 박태환(28·인천시청) 김서영(23·경북도청) 안세현(22·SK텔레콤)으로 이어지는 '드림팀'이 있었다.
박태환의 '후배들'도 힘을 냈다. 생애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은 김서영은 개인혼영 400m 준결선에서 한국신기록(2분09초86)을 달성했다. 결선에서도 최종 6위를 기록하며 희망가를 불렀다.
안세현은 무려 세 차례나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여자 접영 100m 준결선(57초15)에 이어 결선(57초07)에서도 새 역사를 썼다. 특히 결선에서 5위에 랭크, 한국 여자 선수 메이저 대회 최고 기록도 경신했다. 종전까지 이 대회 한국 여자 선수 최고 기록은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에서 이남은(배영 50m)이 기록한 8위였다. 메이저 최고 기록은 남유선(개인혼영 400m)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기록한 7위였다. 분위기를 탄 안세현은 접영 200m 결선에서도 2분06초67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한국신기록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수영의 '드림팀'은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나란히 입국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리우올림픽과 달리 결선에 올라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를 뛰었다.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서영과 안세현도 "결선에 진출했고, 한국신기록도 써서 매우 기쁘다"며 웃었다.
드림팀이 합작한 헝가리에서의 환희는 달콤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과거의 영광'은 벌써 잊은 듯했다. 세 선수의 시선은 2018년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막을 올리는 제18회 아시안게임을 향해 있다.
박태환은 "세계선수권에서는 기대했던, 준비했던 것과 달리 기록이 아쉽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으로 가는 과정으로 봤을 때는 지난해보다 좋은 기록으로 마쳤다"며 "아시안게임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서영 역시 굳은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 체력적으로 부족함을 느꼈다. 앞으로 하나씩 채워서 보완한다면 아시안게임에서는 좋은 성적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쌓은 안세현은 "예전에는 박태환 오빠처럼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계 4위, 5위를 하면서 꿈이 더욱 커졌다. 내년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는 출전하는 전 종목에서 메달을 목이 걸고 싶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인천공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