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NHL의 불참 선언, 평창올림픽 반쪽짜리로 전락하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4-04 18:30


ⓒAFPBBNews = News1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끝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4일(한국시각) NHL 사무국은 "NHL 선수노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의 협상에서 의미있는 대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가)공식적으로 종결됐다"고 밝혔다.

NHL 커미셔너와 구단주로 구성된 리그운영위원회와 선수노조가 평창올림픽 출전을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리그운영위원회는 리그 중단과 부상 우려를 앞세워 올림픽 출전을 반대했다. 여기에 IOC가 관행을 깨고 평창올림픽 부터 NHL 선수들의 참가비용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리그운영위원회의 심기를 건드렸다. IIHF가 부랴부랴 참가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나섰지만 리그운영위원회의 입장은 강경했다.

IOC가 중재에 나섰다. NHL의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참가 조건으로 평창올림픽 참가를 제시했다. NHL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는 회의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투자 가치 측면에서 거대시장인 중국이 한국보다 월등히 낫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NHL은 9월 중국에서 로스앤젤레스 킹스와 밴쿠버 캐넉스의 프리시즌 경기를 열 예정이다.

하지만 리그운영위원회는 흔들리지 않았다. 게리 베트먼 NHL 커미셔너는 인터뷰에서 "NHL이 선수들을 평창에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NHL은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13일 플레이오프 개막 이전에 마무리하길 원했고, 결국 불참으로 답을 내렸다. NHL은 성명에서 "우리 구단들 중 압도적 다수가 올림픽 참가 목적 때문에 2017∼2018시즌 일정이 파행으로 흐르는 데 대해 강력히 반대했다. 그동안 ICO와 IIHF, 선수노조 등의 의견을 제한없이 청취했다"고 밝혔다.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꽃'이다. 남녀부에 금메달이 단 2개만 걸려있지만 동계올림픽 전체 관중과 입장 수익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전체 관중 수입의 절반 가까이가 아이스하키에서 나왔을 정도다.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참가한 NHL의 스타 플레이어들은 '올림픽의 얼굴'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평창올림픽은 반쪽짜리 대회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단순히 중계권료 등 표면적인 수치 뿐만 아니라 평창올림픽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는 사건이다. IOC도 성명을 통해 "NHL의 불참 결정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선수들의 의지다. NHL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뛰겠다는 열망을 비춰왔다. 정규리그 득점왕 6회와 MVP 3회 수상 경력의 알렉스 오베츠킨은 리그의 결정과 관계없이 올림픽에 가겠다고 말해왔다. 니클라스 벡스트룀(스웨덴), 시드니 크로스비(캐나다), 주데노 하라(슬로바키아) 등 최고의 스타들도 올림픽 출전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쿠프 보라체크(체코)는 "평창 올림픽 불참은 바보스럽고 멍청한 짓"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썼다.

미국의 4대 프로 스포츠 가운데 NHL은 선수노조의 목소리가 가장 크다. 선수노조가 평창올림픽을 강행할 경우 기류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선수노조는 입을 다물고 있다. 일단 NHL은 그러나 선수들이 개별적인 자격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구단이 이를 허용할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개별적인 참가 신청에 대한 입장은 추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