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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요정' 손연재의 시계…은퇴할까, 쉼표일까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2-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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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요정'의 시계가 멈춰섰다.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간판 손연재(23·연세대)가 모스크바 그랑프리에 불참한다.

대한체조협회는 10일 '2017년 모스크바 그랑프리 시니어 대표로 손연재 대신 김채운이 출전한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일이다. 손연재는 2011년 이후 매년 모스크바 그랑프리를 통해 새 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지금까지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것은 2015년이 유일하다. 당시 손연재는 새 프로그램 적응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대표선발전 참가 미정…은퇴설 솔솔

모스크바 그랑프리 불참. 게다가 다음달 4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리는 2017년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은퇴설이 제기되고 있다.

리듬체조 관계자는 "은퇴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보인다"며 "손연재가 리우올림픽 직후 새 프로그램을 준비한다거나 훈련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없었다. 외국에서 리듬체조 후배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는 등의 얘기만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실 손연재의 은퇴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올해로 20대 중반에 들어선 손연재는 리듬체조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러시아의 야나 쿠드랍체바(20)는 손연재보다 어리지만, 올림픽 직후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이유는 고질적인 부상 때문이었다.

손연재 역시 크고 작은 부상과 싸우고 있다. 그는 매 시즌이 끝나면 가장 먼저 재활에 돌입했다. 손연재는 리우올림픽을 마친 뒤에도 재활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손연재는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줄곧 '마지막 무대'라고 말해왔다. 그는 올림픽 이후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도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하면서 죽기살기로 했다. 올림픽 이후의 것들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조금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확답을 피했다.


손연재는 최근 '최순실 정국' 속에서 근거 없는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2014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늘품체조는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의 최측근인 차은택과 문화체육관광부의 합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논란 이후 손연재는 대회 출전은 물론 공식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양한 모델 고민…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

손연재는 은퇴설에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개인 일정을 소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연재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의 관계자는 "모스크바 그랑프리 불참이 이렇게 이슈가 될 줄 몰랐다"며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손연재와 계속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선발전 참가 신청은 21일까지다.

만약 손연재가 대표선발전에 출전하지 않는다면 은퇴설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표선발전 불참을 곧 은퇴로 단정해 해석할 수는 없다. 국가대표가 아니더라도 국내 대회에 나설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협회의 승인을 받아 비대표로 국제 대회에 나설 수도 있다. 갤럭시아SM 관계자는 "배드민터의 이용대 선수도 태극마크는 반납했지만, 계속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모델이 될 수도 있다"며 "올해는 큰 대회가 없다. 아시안게임도 1년 뒤에 있다. (향후 거취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고 있다. 복학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체조요정의 멈춰버린 시계. 아직은 쉼표인지, 마침표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손연재 본인의 의지다. 소속사 관계자는 "모든 것은 선수 본인의 의사에 따라야 한다"며 "조만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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