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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겠습니다."
정찬성은 이어 열린 인터뷰에서 "공익근무 이전이 전반전이라면, 이젠 후반전이다"며 "그동안 가족이 생기고 긴 공백 속에 나에게 도움이 되는 분들, 사랑하는 분들만 남았다. 그 사람들과 같이 이기고 싶다. 꼭 이기겠다"고 했다.
지금은 김동현과 최두호가 있지만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빼고 한국인 UFC를 얘기할 수 없다.
당초 정찬성이 원했던 복귀전은 3월. 하지만 UFC 측이 2월의 메인 이벤트를 제안했다. 그는 피하지 않고 OK 사인을 냈다. 정찬성은 "UFC에서 다른 경기 말고 이 경기를 하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나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막상 해보니 결과적으로 시간은 충분한 것 같다"며 경기준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가 없는 동안 페더급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조제 알도의 아성을 코너 맥그리거가 깨뜨렸고, 맥그리거는 라이트급까지 제패하며 페더급을 떠났다. 한국에선 최두호가 급성장 하고 있다. 정찬성은 "전체적으로 레벨이 다 올라간 것 같다. 특히 알도나 컵 스완슨, 최두호 등 한방이 있는 타격가들이 올라온 것 같다"면서 "그들이 약점이 없는 것도 아니고 파고들 공간이 있어 나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같은 페더급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최두호가 자신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최두호를 경쟁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잘해야 두호와 같은 위치에서 경쟁하고 올라갈 수 있다. 나에겐 동기부여가 되는 고마운 존재"라고 했다.
이번 경기를 위해 미국에서 밴 헨더슨과 함께 훈련을 했던 정찬성은 "3주 동안 모든 스케줄에 동행하며 세계챔피언이 되려면 어떤 마인드로 어떤 것을 해야하는 지를 배웠다. 특히 기술적인 것에서 우리나라와 너무 차이가 나더라.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병역의무를 마치면 맞붙고 싶다고 했던 BJ 펜도 만났다고. "저쪽에서 걸어오는데 3초 정도 마주봤는데 인사를 안하더라.그래서 내가 먼저 '하이'라고 했다. 펜의 할머니가 한국인이다"라며 웃었다.
복귀전 상대인 버뮤데즈가 레슬러 스타일로 까다롭다는 평가에 대해 정찬성은 오히려 좋은 상대라고 했다. 그는 "3년 동안 연습해온 것들을 시험할 좋을 상대라고 생각했다"면서 "레슬러라고 해서 피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오퍼가 왔는데 피했다는 얘기를 듣기 싫어 OK했다. 어차피 UFC에 있는 선수는 모두 강하다. 이왕이면 KO로 이기고 싶다"라고 했다.
3년 6개월 만의 복귀전. 5분 3라운드가 아닌 메인 이벤트로 5분 5라운드 경기다. 체력적인 부담이 올 수 있다. 정찬성은 알도와의 타이틀 매치 때운동량으로 훈련을 하며 대비를 했다. "타이틀전 때 운동량이 안 되면 만족이 안 됐다. 경기를 치러봐야 알겠지만, 지금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버뮤데즈와 승부후엔 곧바로 잠정챔피언인 할러웨이와의 승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알도와의 경기에서 다친 어깨에 대한 부담이 있지 않을까. 정찬성은 "스파링을 하면서 단 한번도 아픈 적이 없다. 장담은 못하겠지만 100%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훈련 시연에서 정찬성은 오른발 킥을 잘 하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오른쪽 다리에 염증이 생겨 최근에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운동량이 많고 피곤하다보니 면역력이 떨어져 생긴 것 같다. 큰 건 아니다. 하루 이틀 못걷는 정도다. 지금은 복싱훈련을 하지만 다음주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레슬링 훈련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정찬성의 경기는 모든 팬들을 흥분시키는 매력이 있었다. 이번에 UFC가 복귀전을 메인 이벤트로 잡은 것도 그 이유. 그러나 이제 딸이 둘이나 있는 가장이 된 정찬성은 재미보다는 승리를 추구하겠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무조건 승리를 위한 스파링을 했다.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재계약 오퍼가 올 것이다. 그래서 이번 경기가 중요하다. 예전엔 돈을 보고 싸우지 않았지만 이제는 돈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버릇, 피는 못속이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치고 받는다. 최대한 냉정하게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상대인 데니스 선수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버뮤데즈는 최근 가와지리 다쓰야와 마리아노 베제하에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찬성이 버뮤데즈를 누르고 '코리안 좀비'의 화려한 귀환을 알릴까. 어떤 화끈한 경기를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