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 게임산업에는 어떤 일이?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7-01-01 20:14


게임산업이 창출해내고 있는 연구과정과 콘텐츠는 이제 단순한 디지털 놀이문화를 뛰어넘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기계와 제품, 시스템 등이 정보의 보고인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지능을 갖게 되면서 이를 표현하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딥러닝 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게임 내에선 예전부터 초기수준의 인공지능이 탑재되는 등 차세대 콘텐츠에 대한 연구개발(R&D)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한층 관심이 높아진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도 게임에서 활발하게 구현되면서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콘솔의 시대를 넘어서 올해부터 다채널 플랫폼이 더욱 본격화 되는 2017년, 한국의 게임산업이 어떤 중요한 변곡점을 지날지 살펴본다.


엠게임의 AR게임 '캐치몬'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AR'
새로운 플랫폼

올해는 AR과 VR게임이 글로벌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더욱 활발하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포켓몬 고'라는 게임을 통해 AR과 LBS(위치기반 서비스) 등 미드테크가 인기 콘텐츠와 결합돼 엄청난 인기를 모으면서 촉발된 관심은 정부와 벤처캐피탈의 투자로 이어지면서 생태계의 선순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게임 엔진을 만드는 에픽게임즈와 유니티뿐 아니라 구글, 오큘러스, 소니, HTC 등 VR기어를 만드는 회사들도 VR과 AR게임 개발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VR 콘텐츠 육성에 배정된 올해 191억원의 예산 가운데 42%가 삭감됐지만, 다행히 VR게임 제작지원 예산은 줄어들지 않았다.

엠게임은 최근 2차 테스트까지 끝낸 AR게임 '캐치몬'을 필두로 '프린세스메이커 VR', '우주탐험 VR' 등 다양한 AR과 VR게임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 AR' 공개에 이어 '스페셜포스 VR'도 개발하고 있다. 조이시티 역시 지난해 '건쉽배틀2 VR' 출시를 시작으로, 새로운 플랫폼에 대응하는 게임을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으며 1인 개발사인 스튜디오HG는 '스매싱 더 배틀'의 VR버전 출시에 이어 차기작을 VR 전용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국내에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야 할 중소게임사들이 주로 뛰어들고 있는 반면 메이저 회사들은 미온적인 상황이다. VR기어의 착용성과 어지러움 등 기술적인 한계가 개선되기 전에는 대중화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존 온라인이나 모바일 플랫폼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도 새로운 플랫폼 도전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게임 전문가들은 "한국은 온라인게임 시대를 이끌었지만 모바일게임 생태계에선 후발주자로 고전하고 있다"며 "VR의 경우 여전히 한계는 있지만 침체된 국내 게임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향후 또 다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선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연구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넷마블게임즈 백영훈 부사장이 지난 12월 28일 열린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을 설명하고 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혼'

'슈퍼마리오 런'

액션스퀘어의 '삼국블레이드'

IP 파급력 지속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적으로도 IP(지식재산권)의 중요성과 활용성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와 '리니지2' IP를 활용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각각 만든 '리니지 레드 나이츠'와 '리니지2 레볼루션'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후 올해도 당분간 그 기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리니지'를 모바일로 그대로 이식한 '리니지 M'은 올해 출시될 모바일게임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진다. '블레이드&소울' IP를 활용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각각 선보일 신작도 상당한 기대작이다.

넷마블은 이에 앞서 글로벌 인기 IP '스타워즈'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마블 퓨처파이트'를 만들어 전세계 5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IP를 가진 회사들에게 최적의 파트너로 꼽힌 넷마블의 후속작이라 연타석 홈런이 기대된다.

지난해 11월 열린 '지스타 2016'에서 무려 35종의 신작을 소개한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던전앤파이터: 혼'을 필두로 지난해의 신작 출시 부진을 씻겠다는 계획이다. '블레이드' IP를 삼국지와 결합한 액션스퀘어의 '삼국블레이드'는 13일 출시, 올해 모바일게임 신작 흥행의 신호탄을 쏘겠다는 각오다.

'슈퍼마리오' 시리즈 최초의 모바일게임인 '슈퍼마리오 런' 역시 올해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미 지난해 12월 북미와 일본 시장 등에 선출시된 '슈퍼마리오 런'은 아직 iOS버전에만 출시했음에도 불구, 일주일만에 5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질주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됐을 경우 그 파급력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히트 IP를 다수 보유한 닌텐도의 모바일 첫 발걸음이기에 국내외 게임사들은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게임사 위상 강화

올해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점은 게임사들의 활발한 주식시장 상장(IPO)이다.

넷마블게임즈와 펄어비스, 넷게임즈, 카카오게임즈 등이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는 소셜 카지노게임 개발사 미투온과 넵튠(스팩 우회 상장) 등 2개의 중견게임사만이 주식시장에 데뷔한 것과 비교해선 큰 폭의 성장세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는 회사는 단연 넷마블이다.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최소 7조원에서 최대 10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대할 정도로 '대어'라 할 수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2119개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10조원 이상은 단 28개(2016년 12월 30일 기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해 봤을 때, 넷마블의 상장은 한국 게임산업의 위상을 한단계 격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게임사 가운데 코스닥을 거치지 않고 코스피에 직상장 하는 것도 넷마블이 사상 처음이다.

모바일게임 'HIT'를 개발해 성공시킨 넷게임즈 역시 상반기 상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NH스팩9호와의 합병 상장을 결정, 거래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HIT'는 지난해 11월 열린 '2016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하며 한층 탄력을 받은 상태다.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을 국내보다는 글로벌에서 성공시킨 펄어비스는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한 상태다. 장외 주가로는 5000억원 수준이지만, 현재처럼 영업이익률이 70%에 달할 경우 2조원 이상의 시총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카카오가 대주주인 카카오게임즈 역시 주식시장 데뷔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초 남궁훈 게임총괄 부사장의 영입으로 '탈 카카오' 현상을 진정시키고, 새로운 모델을 도입해 성공시키며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는 올해의 성과가 상장 가도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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