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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정지 18개월` 박태환 美변호사"그를 리우에서 만날 수 있길 고대"

기사입력 2015-03-24 07:22 | 최종수정 2015-03-24 07:24

하워드제이콥스

박태환(26)이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FINA는 23일(한국시각) 스위스 로잔 팰리스호텔에서 박태환의 도핑위원회 청문회를 개최한 직후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확정해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예상대로 반도핑에 대한 '무관용원칙'에 따라 징계를 피하지 못했지만, 통상 2년 자격정지가 일반적인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계열의 징계기간보다는 6개월이 감경됐다. 대한체육회 대표 선발규정의 벽이 있지만, 일단 2016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의 길이 열리게 됐다.

FINA 청문회에서 노련하고 유능한 스포츠 변호사 선임은 '신의 한수'가 됐다. 박태환은 최근 변호인을 바꿨다. 기존에 알려진 스위스 출신 안토니오 리고치 변호사 대신 미국인 하워드 제이콥스 변호사를 새로이 선임했다. 우사마 멜룰리(튀니지), 세자르 시엘류(브라질), 제시카 하디(미국) 등 세계적인 수영선수들의 도핑 케이스에서 선수 중심의 적극적인 변론과 판결을 이끌어낸 경험 많고 명망 있는 변호사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하워드 제이콥스는 진정한 선수들의 변호사다. 어떤 이슈, 어떤 선수도 추천할 수 있다'는 챔버스 USA가이드(로펌 가이드)의 추천사가 씌어 있다. 직접 쓴 소개글에도 "나는 모든 논란에 휩싸인 선수들을 대변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도핑에 연루된 아마추어 선수, 올림피언들을 변호하고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썼다. 홈페이지 대문에는 '당신이 계속 뛸 수 있도록(Keeping you in the game)'이라는 한줄 메시지가 선명하다.

수없이 많은 전세계 도핑 케이스에는 수많은 사연들이 숨어 있다. 경기력 향상에 눈이 멀어 작정하고 상습복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예기치 않은 실수나 부주의, 약물에 대한 무지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제이콥스 변호사는 이러한 억울한 케이스를 선수 중심에서 바라보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변호사로 손꼽힌다.

23일 밤 10시30분(한국시각) 4시간여에 걸친 청문회가 끝난 직후인 24일 새벽 2시 박태환의 18개월 징계 사실이 FINA 홈페이지에 공지됐다. 반도핑법에 따르면 청문회의 결정내용은 청문회 후 20일 이내에 대중에게 공개하게 되어 있다. 2~3일 이내에 공개된 예는 많았지만, 청문회가 끝난지 불과 3시간반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결과 발표는 분명 이례적이었다. 대한수영연맹측은 "청문회 후 사무총장으로부터 구두로 18개월 징계 사실을 전해들었다. 결과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으니, 확정된 내용이라면 시간 끌 것 없이 최대한 빨리 공지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해당 사실은 곧바로 박태환 측에도 통보됐다. 이에 대해 제이콥스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징계 결과 발표 뉴스를 링크하며 '이 위대한 선수를 대변한 오늘 청문회의 빠른 결과 발표, 그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보게 되기를 고대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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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자격정지 18개월을 알린 FINA 발표문
FINA는 '박태환의 첫 도핑 양성반응에 대해, 청문위원회는 박태환에 대해 지난해 9월 3일부터 2016년 3월 2일까지 18개월 자격정지를 결정했다'고 명시했다. 2016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명예회복을위한 국제적 걸림돌은 사라졌다. 남은 과제는 국내 규정이다.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대한수영연맹은 25일 오전 귀국, 공항에서 청문회 준비 과정 및 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박태환측과 의견조율을 거쳐 빠른 시일내에 기자회견도 열 것으로 알려졌다. FINA의 기밀유지 조항으로 인해 지난 2개월간 사과도, 해명도 할 수 없었던 박태환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직접 듣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박태환 도핑 사건의 재구성
그래픽=

문성원
기자 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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