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천AG 20개종목'깐깐'성적표,펜싱 단연A+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10-05 18:16 | 최종수정 2014-10-06 10:47


그래픽=김변호기자bhkim@sportschosun.com

한국 여자 펜싱대표팀(신아람, 최인정, 최은숙, 김명선)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24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경기 후 손길승 대한펜싱협회장과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 펜싱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 8, 은 6, 동 3개를 따내며 4년 전 광저우에서 기록했던 종전 최고 성적(금 7, 은 2, 동 5개)을 경신했다.
고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9.25/

인천아시안게임, 한국은 5회 연속 2위 목표를 완수했다. 금메달 79개, 은메달 71개, 동메달 84개를 획득했다. 인천아시안게임 현장에서 16일간의 열전을 함께한 스포츠조선 스포츠팀 기자들이 각 종목별 성적을 깐깐하게 분석했다. 목표달성, 협회지원, 준비과정, 비전, 흥행(투혼+인기+이슈) 등 5개 항목, 각 10점, 5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현재의 성적에 대한 단순평가가 아닌 2년후 2016년 리우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걸음 더 올라서기 위해 체크해야할 냉정한 성적표다.

펜싱: 믿었던 A+

런던올림픽에서 펜싱코리아의 강세는 안방에서도 이어졌다. 펜싱종목에 배정된 총 12개의 금메달 중 8개의 쓸어담았다. 개인전 여자사브르, 남자에페, 남자사브르 결승에선 한국선수끼리 한솥밥 대결을 펼쳤다. 여자플뢰레 역시 개인-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남자플뢰레 개인-단체전, 여자에페 개인-단체전을 제외한 전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압도적인 기량으로 중국 등 경쟁국 라이벌들을 압도했다. 현장에서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손길승 대한펜싱협회장(SK텔레콤 명예회장)은 대회 기간 내내 열혈응원단의 중심에서 뜨거운 응원전을 독려했다. 회장사 SK텔레콤이 도쿄올림픽까지를 겨냥한 '비전2020' 프로그램에 기반한 과학적인 지원도 빛을 발했다. 대표팀 전원을 국제대회에 파견하며, 실전감각, 경기력, 자신감을 동시에 끌어올리도록 했다. 심재성 펜싱대표팀 감독 이하 각 종목 코칭스태프의 헌신과 희생도 뒤따랐다. 마스크를 쓰고 제자들과 함께 뜨거운 땀방울을 흘렸다. 스승도 제자도 휴가, 외박도 반납하고 무릎에 아이싱을 해가며, 온몸을 던져 이뤄낸 성과였다. 협회 비리 및 감사를 둘러싼 흉흉한 분위기속에도 대표선수들은 오직 경기력에만 집중했고, 회장사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금메달 8개,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7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요트, 우슈, 정구: 반전의 A-B

우슈, 정구 등은 당초 한국선수단의 약세 종목으로 분류됐었다. 반전은 첫날부터 시작됐다. 우슈 이하성이 한국 선수단에 '깜짝'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만의 금메달이었다.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서 '우슈신동'으로 등장했던 이하성은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우슈협회는 현재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다. 철저한 무관심과 냉대속에 경기력 향상에만 집중한 선수들이 일궈낸 쾌거였다. 정구는 전종목에서 금메달 7개를 휩쓸었다. 에이스 김애경(NH농협은행)은 혼합복식, 여자복식, 여자단체전에서 3관왕에 올랐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으로 전종목을 석권했다. 대한요트협회장인 박순호 인천아시안게임 한국선수단장은 금메달 4개의 약속을 지켰다.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선수들은 눈부신 기량 향상을 이뤘다. 14세 중학생 박성빈의 요트 옵티미스트급 최연소 금메달을 비롯해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사격: 아쉬운 B, 역도-골프: 속상한 D

'사격왕' 진종오, '런던 스타' 김장미의 초반 부진이 아쉬웠다. 믿었던 스타들이 부진하면서 당초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사격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메달 전략종목이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무려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8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은메달 11개였다. 최악의 성적은 아니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마지막 집중력에서 한끗이 부족했다. 역도 역시 '포스트 장미란' 시대를 효율적으로 준비하지 못했다. 역도는 도하,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한국인의 투혼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종목이었다. 세계신기록을 연거푸 경신한 북한과 대조를 이뤘다. 인천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재기에 성공한 사재혁의 투혼은 빛났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에서 우려를 떨칠 수 없는 결과였다. 광저우에서 금메달 4개를 휩쓴 골프 역시 아쉬움이었다. 메달 전략종목이라는 분석이 무색했다. 안방 인천에서 익숙한 코스에도 불구하고, 금메달 1개를 획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유도-레슬링-복싱: 투혼의 B-C


격투기는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메달밭이다. 이번대회에서도 우세종목으로 분류됐다. 할 몫은 했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레슬링은 광저우에서 단 1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4년만에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 총 1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에이스 정지현, 김현우, 류한수가 제몫을 해줬다. 광저우에서 남자유도는 금메달 6개를 따냈다. 이번 대회 금메달 5개를 따냈다. 눈에 띄는 부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2연패를 달성한 그랜드슬래머 김재범 이후에 대한 대비가 절실하다. 남자유도는 당초 광저우 때와 같은 금메달 4개를 목표 삼았지만 절반인 금메달 2개에 그쳤다. 반면 광저우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던 여자유도가 분전했다.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당초 약세종목으로 분류됐던 복싱의 파이팅도 빛났다. 신종훈과 함상명이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만에 왕좌를 되찾는 기쁨을 누렸다. 열악한 지원속에 헝그리 복서들의 투혼은 눈부셨다.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1개의 성적을 기록했다.

육상 수영 체조: 기초가 부족한 C-D

이번 대회 기초종목 육상, 수영, 체조에서의 부진은 눈에 띈다. 특정스타 1명에게 기대는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웃 중국, 일본의 강세에 일방적으로 눌렸다. 리우올림픽, 도쿄올림픽때까지 꿈나무 육성 및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명제를 재확인했다. 한국은 금메달 47개가 걸린 육상에서 단하나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광저우에서 금메달 4개를 땄던 육상은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로 노골드를 기록했다. 수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광저우에선 박태환이 3관왕에 오르고, 정다래가 평영 200m 금메달을 따며 금 4개를 수확했었다. 이번대회 박태환이 안방 부담감으로 고전하며 대회 3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10년간 에이스 박태환에게만 기대, 안주해온 한국 수영계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박태환의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포함해,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기록했다. 기계체조 역시 '도마의 신' 양학선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하며 '노골드'에 그쳤다.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체조 금메달을 목에 건 양학선이 도마 금메달을 놓치며,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를 기록했다. 한국체조가 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를 기록한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손연재가 분전한 리듬체조는 사상 첫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개인전 금메달, 팀경기 은메달이라는 최고의 결실을 맺었다.


인천=전영지, 이 건, 하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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