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뚝이 역사' 사재혁(29·제주도청)이 투혼을 발휘했지만 아쉽게 실격처리됐다.
기적같은 재기였다. 사재혁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팔꿈치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무게 중심을 잃었지만 바벨을 놓치 않고 버티다 팔꿈치가 틀어졌다. 인대 파열로 7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고 한 때 역도를 포기했다. 부상이 워낙 커 복귀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앞서 네 차례의 수술을 버텨내고 베이징에서 세상을 들었던 사재혁은 7번의 수술 뒤에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에서 3관왕에 오르며 화려한 복귀를 신고했다.
아시안게임은 그의 재기를 세상에 알릴 기회였다. 사재혁은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인상 1차시기에서 165㎏을 시도했다.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올린뒤 사재혁은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곧바로 무게 중심을 잡은 사재혁은 두 다리의 힘으로 버티며 일어섰고 1차시기를 성공했다. 2차시기를 168㎏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사재혁은 승부수를 띄었다. 171㎏으로 무게를 늘려 2차시기에 나섰다. 자신의 85㎏급 최고 기록인 166㎏을 5㎏이나 뛰어넘는 무게였다. 그가 이겨낸 고통의 무게보다 가벼웠나보다. 사재혁은 1차시기와 마찬가지로 무게중심이 흔들렸지만 잠시 숨을 고른뒤 힘차게 일어나 성공시켰다. 사재혁은 3차시기를 기권했다. 금메달 경쟁자인 로스타미 키아누시(이란)이 인상 3차시기를 172㎏으로 끝냈다. 로스타미는 2011년 파리세계선수권 우승자이자 2012년 런던올림픽 85㎏급 동메다리스트다. 또 다른 경쟁자인 톈타타오(중국)은 인상을 163㎏의 저조한 성적으로 마쳤다. 사재혁은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인상을 2위로 마쳤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