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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슈퍼 스타 린단(31)의 별명은 '슈퍼 단'이다. 그를 사랑하는 중국 팬들은 린단에게 배드민턴계의 슈퍼맨 대우를 해준다. 그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배드민턴 영웅인 셈이다.
린단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떴다. 그는 첫 번째 금메달을 놓쳤다. 23일 벌어진 남자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 대표팀이 매치 스코어 2대3으로 지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우승은 한국. 린단은 단식 세번째 매치 주자로 나서 한국의 이동근을 2대0(21-18 21-15)으로 제압했다. 매치 스코어 0-2에서 1-2로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했다. 린단은 이번 대회 단식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이동근을 상대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었다. 작은 차이지만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주었다. 이동근의 패기는 린단의 풍부한 경험과 관록 앞에서 실수로 이어졌다. 린단은 손목을 자유자재로 이용했다. 손목의 힘조절이 맘대로 되면서 이동근의 강한 스매시를 예측불허하는 곳으로 받아넘겼다. 그리고 자신에게 찾아온 공격 기회에선 나비 처럼 날아서 벌 처럼 상대 코트의 빈 곳에 셔틀콕을 꽂았다. 날카로웠다. 왜 린단이 한 차원 다른 선수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린단과의 첫 대결에서 패한 이동근은 "붙어본 린단이 세지 않았다면 솔직히 거짓말이다. 하지만 해볼만하다는 느낌은 받았다. 수비가 워낙 좋은 선수라 내가 급하게 공격을 했는데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린단의 부모는 처음 린단에게 피아노 치는 걸 권했지만 정작 관심을 보인 건 배드민턴이었다고 한다. 5세 때부터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그는 "다른 아이들이 배드민턴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린단의 선수 생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10년 이상 줄곧 세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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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세계를 제패한 후 공백기를 가졌다. 배드민턴 채를 6개월 가량 놓았다. 당시 중국 언론들은 린단의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린단은 가족과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복귀했다. 국제대회 출전이 없어 100위 밖으로 밀렸던 세계랭킹도 단번에 15위까지 끌어올렸다.
2010년에는 중국 여자 배드민턴 국가대표 쉬싱팡(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개인전 준우승)과 비밀 열애가 들통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린단은 중국 언론의 열애 보도에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사생활을 간섭하지 말라고 했다. 린단 커플은 2012년 9월 결혼에 골인했다.
2008년 4월엔 지신펭 중국대표팀 코치 폭행 보도에 휘말려 중국 언론과 신경전을 벌인 적도 있다. 그는 그는 팬들에게 언론 보도를 믿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해 1월엔 서울에서 열린 한국 슈퍼시리즈에서 당시 한국 대표팀 코치였던 중국인 지도자 리마오와 공개적으로 충돌을 빚기도 했다.
그는 문신을 새기는 걸 좋아한다. 온몸에 의미를 담은 문신을 여러개 새겼다. 린단이 개인적으로 꿈꾸는 영웅은 NBA 불멸의 스타 마이클 조던이다.
인천=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