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화 벗은 '김연아 시즌3', 과연 성공할까

김연아가 18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연아는 귀국 인터뷰에서 "올해는 쉬고 싶다"라고 말해 취재진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김연아가 환한 웃음을 띠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피겨선수' 김연아는 친근하다. TV 스포츠뉴스 오프닝 화면을 당당하게 장식하고 있다. 김연아의 이미지는 아름다우면서도 애절한 표정으로 은반을 질주하는 요정이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은반 위 김연아는 없다. 김연아가 한 시즌을 통째로 건너뛰겠다고 선언했다. 18일 인천공항 귀국자리에서 김연아는 "결정을 내렸다. 2011~2012시즌은 그 어떤 대회에도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예 전체 시즌을 쉬겠다는 뜻이었다. 한시즌이 영원히로 바뀔 수도 있다. 김연아는 "이번 시즌은 쉬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른다"고 했다.

새로운 김연아의 시작을 알렸다. '김연아 시즌 3'다.

시즌 1은 주니어 시절이었다. 당시 김연아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스스로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했다. 2006년 주니어그랑프리파이널과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석권했다.

시즌 2는 시니어무대 데뷔에서부터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의 금메달 획득까지다. 도움을 주는 이들이 많았다. 스폰서도 붙었고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함께했다.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섰다. 김연아는 평범했던 피겨스케이팅 선수에서 국민요정으로 발돋움했다.

피겨선수 김연아는 대중에게 친숙하다. 김연아가 8월13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아이스쇼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잠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시즌 3의 핵심은 '탈(脫)스케이트'다. '피겨선수'가 아닌 다른 김연아로 다가서겠다는 뜻이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어느정도 예견됐다. 2010~2011시즌 김연아는 그랑프리시리즈에 불참하고 세계피겨선수권대회만 나섰다. 대신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자선 활동과 각종 행사, TV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쳤다. 어느정도의 가능성을 봤다. 시즌 2.5인 셈이었다.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선수 생활 이후를 생각해야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그랑프리파이널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더 이상 선수로서 오를 곳이 없었다. 김연아는 18일 귀국자리에서 "오랫동안 올림픽 출전으로 인해 바빴다. 앞으로 어떤 진로를 택할 것인지 오랫동안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본격적으로 시즌 3을 선언한 것은 자신이 하고싶은 일의 단서를 찾았기 때문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통해 '스포츠외교가'로서의 가능성을 봤다. 올림픽 유치를 놓고 경쟁했던 독일 뮌헨의 카타리나 비트같은 롤모델과도 직접 마주했다.

김연아 시즌3의 핵심은 탈스케이트다. 스포츠조선 DB

현재 당장 해야할 일도 스포츠외교쪽으로 향해있다. 19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창립총회에서 참석한다. 집행위원과 홍보대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10월말에는 스위스 로잔으로 날아간다. 2012년 인스부르크 동계청소 년올림픽 홍보대사 자격으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세계 각국의 미디어들과 만난다.

쉽지는 않다. 변수가 많다. 새로운 영역이다. 피겨스케이팅이 아닌 어학 등 새로운 영역을 공부해야 한다. 대중의 눈도 변수다. 그동안 대중은 '피겨선수' 김연아에 열광했다. 하지만 '선수'가 아닌 김연아는 아직 낯설다. 대중의 기호는 예측불가능하다. '피겨선수가 아닌' 김연아에도 열광할지는 미지수다.
인천공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