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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는 복식을 전략 종목으로 하는 한국에 유일한 희망이자 에이스다.
2004년까지 김동문이 남자복식(하태권)과 혼합복식(라경민)을 넘나들며 올림픽 메달 사냥의 선봉에 선 것처럼 2008년부터는 이용대가 김동문의 역할을 맡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정재성과의 남자복식과 이효정과의 혼합복식에 이용대를 겹치기 출전시켜 혼합복식 금메달을 일군 한국은 내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이용대 카드를 활용할 예정이다.
남자복식은 영원한 단짝 정재성과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올해 초 코리아오픈에서의 우승을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 웬만해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으며 세계랭킹 2위까지 도약한 상태다. 안정권이다.
하지만 혼합복식이 아직 어둡다. 최고의 콤비를 이뤘던 누나 이효정(30·삼성전기)이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후 우여곡절 끝에 하정은(24·대교눈높이)을 새로운 짝으로 찾았다.
성한국 신임 대표팀 감독이 지난 3월 유럽 투어(독일-전영-스위스오픈)를 거치면서 실험을 거듭한 끝에 하정은이 이용대의 짝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5월부터 치러지는 국제대회부터 런던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는 랭킹 포인트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용대-하정은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용대-하정은은 주니어 대표 시절 아시아를 제패했던 적이 있어 더 그렇다.
하지만 아직 2% 이상 부족하다. 이용대-하정은조는 본격적인 혼합조 결성 이후 처음 맞은 태국오픈(7∼12일)에서 8강전부터 탈락했다. 그것도 대표팀 후배로 적수가 안될 것으로 생각했던 신백철(한국체대)-김민정(전북은행)조에 0대2 완패다.
태국오픈은 세계 강호들이 대거 출전하지 않은 대회여서 이용대-하정은이 공략하기 수월한 대회였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이용대-하정은은 이제 결성된 터라 세계랭킹은 175위에 불과하다. 내년 5월 발표하는 세계랭킹에서 최소 12위 안에는 들어야 올림픽 출전권을 딸 수 있다. 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하다.
이용대와 하정은은 이어지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오픈 등 6월 동남아 투어에서 다시 시험대에 서야 한다. 여기서 또 실패하면 한국의 런던 전략에 중대 고비가 될 수 있다.
이용대가 살아야 한국 배드민턴이 산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