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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누적적자 40억 비상경영 스포츠토토코리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결단이 필요하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3-08-14 18:01 | 최종수정 2023-08-18 08:00


누적적자 40억 비상경영 스포츠토토코리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결단이 필요…
사진제공=스포츠토토코리아

누적적자 40억 비상경영 스포츠토토코리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결단이 필요…
사진제공=스포츠토토코리아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국내 스포츠에서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사업)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2022년 기준, 스포츠토토 매출액은 약 6조원에 근접했다. 이 사업을 통한 국민체육진흥기금 조성액만 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 큰 사업의 수탁사인 스포츠토토코리아는 2년째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매년 기금 목표치를 상회하는 사업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수탁사는 적자가 매년 누적되면서, 급여 삭감에다 희망퇴직 그리고 직원들의 무더기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수탁사의 이런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조정안까지 내놓았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2022년 8월,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그리고 국민권익위원회에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수탁사업자간 계약 항목 중 일부 불합리한 계약조항의 조정과 중재'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가 올해 1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공단 그리고 수탁사와의 4자 회의를 진행했고, 지난 3월 최종 조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당시 문체부는 수탁사의 적자 경영을 방치할 수 없고, 또 안정적인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우려가 있어 합의안에 동의했다. 또 2025년 7월 이후에는 투표권 사업이 공영화가 되기 때문에 이번 조정안이 저가 입찰 후 계약변경 가능한 사례로 악용될 여지도 없다고 봤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사실상의 마지막 수탁사가 되는 셈이다. 약 2년 후엔 공단 직영 사업으로 바뀐다. 조달청도 권익위가 도출한 조정 합의안이 최초 계약에 대한 변경계약 사항이 아니며, 문체부 장관의 승인만으로 가능하다는 검토 의견을 확인했다.

그런데 합의안에 협의한 계약 당사자인 공단이 합의안 서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공단 감사가 "이사회의 의결이 필요하다"며 서명하지 않았다. 공단은 4월 이사회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시 의결을 유보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수탁사는 6월부터 근로시간 단축 및 급여삭감, 희망퇴직 등의 내용을 담아 비상경영 2단계에 들어갔다. 최근 공단은 새로운 감사를 선임했다.

수탁사 경영난의 근본 원인은 최초 계약을 따낼 당시의 어이없는 저가 수수료 경쟁 때문이었다. 제살을 깎아먹으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1%도 안 되는 수수료를 적어냈다. 정부 입찰에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최저가 수수료를 제시하는 건 다반사이다. 수탁사는 지난 3년간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이 파행 운영되지 않도록 공단이 승인해준 사무직 인건비(평균 약 100억원) 보다 매년 약 35억원씩을 추가 지급하며 영업손실을 감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말 그대로 '제살을 깎아먹는 경영'을 해온 것이다.

문체부, 조달청, 권익위 등은 투표권 사업 운영의 위기 상황을 인정했고, 조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공단도 수탁사의 상황을 뻔히 잘 알고 있다. 공단은 조정 합의안에 서명할 경우 향후 발생할 지 모를 잡음과 논란을 염려한다. 문체부와 조달청의 긍정적인 검토에도 공단은 망설이고 있다. 최근엔 감사원의 검토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의 신중한 자세와 입장도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다른 정부 기관인 권익위, 문체부, 조달청이 검토한 합의안을 4개월 넘게 붙잡고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사이 수탁사는 고통을 참아가며 스포츠토토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수탁사의 누적 적자는 이미 40억원을 넘어섰고, 경영 불안정과 불투명한 미래를 절감한 직원들은 회사를 계속 떠나고 있다. 약 2년 후 공단은 스포츠토토코리아 직원들의 다수를 흡수해 스포츠토토 사업을 직영하게 된다. 현재 수탁사는 가까운 미래에 공단과 같은 식구가 된다. 공단은 수탁사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하루 빨리 합의안에 대한 결정을 내려주어야 한다. 스포츠토토 사업이 흔들리면 체육진흥기금에도 큰 타격이 갈 우려가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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