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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대사다. 주인공인 우영우 변호사가 자신을 소개할 때 쓰는 문구로, 자신의 이름(우영우)이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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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드라마들은 비장애인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의 특징과 그들의 애환, 또 비장애인들이 무심코 저지르는 차별적 행동을 신랄하게 보여준다. 드라마의 방영 이후 자폐스펙트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도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자폐스펙트럼 아이를 가진 부모들 사이에서도 '힐링 된다'는 공감의 시선, '내 아이와 비교된다'는 불편한 시선이 오가고 있지만, 문화 콘텐츠의 힘은 바로 이런 다양성과 여기서 파생되는 진솔한 담론에서 나온다. 애써 큰 목소리로 가르치려 하지 않고, 감동과 재미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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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드라마나 개인 작품활동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주인공으로 직접 출연했다.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낸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에서 현실적인 연기로 20대 중반 발달장애인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국내외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경쟁 틈에서 조용히 자리를 잡은 이 작품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발달장애인의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비장애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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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활동 영역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7월부터 기관 사보인 'KPC SPORTS' 표지에 정은혜씨의 작품을 실었다. 이번에는 엄연한 '캐리커처·일러스트 작가 정은혜'로서 대한장애인체육회와 협업을 진행한 것이다. 7월호부터 10개월간 직접 표지를 그리기로 했다.
국내 문화·스포츠계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장애인 인식 개선 활동과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 등장은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포용 능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물론 단시간 내에 이뤄지긴 어렵다. 하지만,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아예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런 트렌드의 등장은 우리 사회가 이미 긍정적인 변화의 궤도로 진입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