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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동갑 복식조' 이상수(32·삼성생명·세계 23위)-조대성(20·삼성생명·세계 89위)이 만리장성을 연거푸 뛰어넘으며 빛나는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상수-조대성 조는 1게임 초반 기선을 제압했지만 일진일퇴의 듀스 접전 끝에 11-13, 첫 게임을 내줬다. 2게임도 시소게임이었다. 후반 조대성의 안정적인 리시브와 이상수의 드라이브가 통하며 11-8로 승리했다. 3게임을 숨막히는 접전 끝에 7-11로 내준 후 게임스코어 1-2로 몰린 상황, 심기일전한 이상수-조대성은 11-6으로 다시 4게임을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게임, 이상수-조대성조는 우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초반 6-0, 7-1까지 앞서나갔다. '난공불락' 중국조가 이번 대회 처음으로 흔들렸다. 이후 중국이 9-9까지 추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한국은 '천재일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 챔피언십 포인트, 조대성의 날선 백드라이브를 리앙징쿤이 받아내지 못했다. 11-9, 게임 스코어 3대2.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오른손의 이상수, 왼손의 조대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파워풀한 공격력을 지닌 에이스인 동시에, 자타공인 '복식 장인'이다. 파트너가 누구든 결과를 만들어낼 줄 아는 능력자들이다. 이상수는 '절친' 정영식과 2017년 뒤셀도르프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아내가 된 박영숙과 함께 2013년 파리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은메달, 부산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획득했다. 12세 아래, 걸출한 후배 조대성과도 소속팀 삼성생명에서 손발을 맞추며 우승을 휩쓸어왔다. 국제대회에 함께 출전한 적이 많진 않지만 2019년 처음 손발을 맞춘 체코오픈, 지난해 3월 WTT컨텐더 도하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함께 한 3번의 대회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왼손 탁구천재' 조대성 역시 이상수뿐 아니라 장우진, 안재현 등 선배 파트너를 바꿔가며 우승하는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달 장우진과 함께 나선 WTT 컨텐더 자그레브, 슬로베니아 피더 대회서도 복식에서 연거푸 우승했다. 이번엔 만리장성을 이틀 연속 뛰어넘는 완벽한 우승으로 대한민국 탁구의 희망을 쏘아올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