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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동갑 닥공'이상수X조대성조 이틀연속 만리장성 넘고 감격우승!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07-18 17:09 | 최종수정 2022-07-19 06:04


사진출처=WTT

사진출처=WTT

'띠동갑 복식조' 이상수(32·삼성생명·세계 23위)-조대성(20·삼성생명·세계 89위)이 만리장성을 연거푸 뛰어넘으며 빛나는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상수와 조대성은 17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펼쳐진 WTT 유러피안 서머 시리즈 2022 스타컨텐더 탁구 남자복식 결승에서 중국 리앙징쿤(세계 3위)-린가오위안(세계 20위)조를 게임스코어 3대2(11-13, 11-8, 7-11, 11-6, 11-9)로 꺾고 우승했다.

4강에서 '최강' 마롱(세계 2위)-왕추친(세계 14위)조를 게임스코어 3대2로 꺾고 결승에 오른 이상수-조대성조의 기세는 무시무시했다. 대표팀 맏형이자 지난 10년간 태극마크를 굳건히 지켜온 '닥공' 이상수의 오른손 드라이브와 '스무 살 탁구천재' 조대성의 '미친' 왼손 드라이브가 척척 맞아들었다.

이상수-조대성 조는 1게임 초반 기선을 제압했지만 일진일퇴의 듀스 접전 끝에 11-13, 첫 게임을 내줬다. 2게임도 시소게임이었다. 후반 조대성의 안정적인 리시브와 이상수의 드라이브가 통하며 11-8로 승리했다. 3게임을 숨막히는 접전 끝에 7-11로 내준 후 게임스코어 1-2로 몰린 상황, 심기일전한 이상수-조대성은 11-6으로 다시 4게임을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게임, 이상수-조대성조는 우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초반 6-0, 7-1까지 앞서나갔다. '난공불락' 중국조가 이번 대회 처음으로 흔들렸다. 이후 중국이 9-9까지 추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한국은 '천재일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 챔피언십 포인트, 조대성의 날선 백드라이브를 리앙징쿤이 받아내지 못했다. 11-9, 게임 스코어 3대2.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오른손의 이상수, 왼손의 조대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파워풀한 공격력을 지닌 에이스인 동시에, 자타공인 '복식 장인'이다. 파트너가 누구든 결과를 만들어낼 줄 아는 능력자들이다. 이상수는 '절친' 정영식과 2017년 뒤셀도르프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아내가 된 박영숙과 함께 2013년 파리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은메달, 부산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획득했다. 12세 아래, 걸출한 후배 조대성과도 소속팀 삼성생명에서 손발을 맞추며 우승을 휩쓸어왔다. 국제대회에 함께 출전한 적이 많진 않지만 2019년 처음 손발을 맞춘 체코오픈, 지난해 3월 WTT컨텐더 도하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함께 한 3번의 대회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왼손 탁구천재' 조대성 역시 이상수뿐 아니라 장우진, 안재현 등 선배 파트너를 바꿔가며 우승하는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달 장우진과 함께 나선 WTT 컨텐더 자그레브, 슬로베니아 피더 대회서도 복식에서 연거푸 우승했다. 이번엔 만리장성을 이틀 연속 뛰어넘는 완벽한 우승으로 대한민국 탁구의 희망을 쏘아올렸다.

'베테랑 닥공' 이상수는 "(조)대성이와는 둘다 공격적이기 때문에 짧은 볼에서 잘 만들면, 그 부분에서 우리만의 폭발력이 나온다"고 '만리장성 타파' 비결을 설명했다. '걸출한 스무 살 파트너' 조대성에게 공을 돌렸다. "대성이의 기술력이 워낙 좋아서 제가 조금만 잘 만들면 된다"며 웃었다. 최근 국대 출신 아내 박영숙과 둘째딸 '채아'를 얻은 이상수는 "앞으로 단식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 은우, 채아가 내 탁구를 볼 수 있을 때까지 정상을 유지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조대성은 "'마롱조를 이겼는데, 이 조한테 진다고?'라고 생각했다"는 '패기만만' 우승소감을 전했다. "7-1에서 9-9까지 따라잡혔을 때 '내가 더 과감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포인트, 과감하게 작전대로 한 게 주효했다"며 승리 비결을 전했다. 조대성 역시 우승의 공을 '파트너 선배' 이상수에게 돌렸다. "중국을 두 번 연속 이긴 건 상수 형과 함께라서 가능했다. 상수 형은 국제대회에서 통한다. 강심장이다. 상수 형이 잘 들어가는 날엔 내가 그냥 맞추면 되고, 상수 형이 흔들리는 날엔 내가 공격해서 점수를 따면 된다"며 궁합도 안본다는 띠동갑, '찰떡호흡'을 설명했다. 조대성은 더 큰 야심도 숨기지 않았다. "오픈대회 우승도 기쁘지만,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올림픽을 지켜봐달라. 메이저대회서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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