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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스포츠과학,누가 어떻게 지원해야 최선일까[토론회 현장리포트]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05-11 16:19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국가대표 스포츠 의·과학, 누가 어디서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최선일까.'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1일 오후 2시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국가대표 스포츠의·과학 훈련지원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를 공동 주관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임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조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잠, 유인탁 진천선수촌장 등 기관장, 임원을 비롯 선수, 지도자, 각 기관 직원 25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스포츠 의·과학 지원 문제는 현재 체육계 가장 뜨거운 화두다. 지난해 임오경 의원과 배현진 의원(국민의 힘)이 나란히 스포츠 의·과학 지원 체계 개선을 위한 법안을 내놨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국가대표에 대한 스포츠 의·과학 지원을 직접 담당할 수 있도록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은 문체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3월 30일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현재는 계류된 상태다. 1980년 설립 후 42년간 국가대표들의 스포츠 의·과학 지원을 진행해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와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현행 시스템을 개선하고 이어가길 희망하고 있다. 임오경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육상스타' 우사인 볼트의 예를 들었다. "볼트는 선천적 척추측만증, 골반 기형을 가졌다. 이를 극복하는 건 스포츠과학의 힘이었다. 여기 정부, 체육단체, 연구기관, 훈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과학적 훈련 체계는 무엇이고 수요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심도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보영 대한체육회 의과학부장은 국가대표 강화훈련 대상 선수, 지도자 1468명의 설문결과를 공개했다.'스포츠정책과학원의 밀착지원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설문에 31.3%만이 '예'라고 답했다. 이중 83%는 대체로 만족한다. 17%는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 사유는 '일정 조율이 원활치 않은 점' '즉각적 피드백 부재'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이었다. 김 부장은 "선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선수를 관리하는 대한체육회가 직접 현장에서 스포츠 의·과학을 지원하면서 관련 전문성을 가진 대학교, 병원, 연구소, 학회 등 다양한 연구주체간 협력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최상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수선수 발굴과 국가대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포츠 의·과학과 관련한 새로운 전략, 과감한 투자, 지원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창옥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지원센터장은 '비장애인 연구 결과를 패럴림픽 선수에게 적용시 지식 전달 오류 및 경기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 기초단계부터 장애인에 적합한 과학지원을 실시해야 한다'는 영국 칼 페이튼 교수(패럴림픽 수영 메달 26개 획득 지원)의 코멘트를 인용하며 장애인 국가대표에 대한 맞춤형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센터장은 "현재 장애인체육 스포츠과학 예산은 5억4400만원이고 이중 3억원은 과학원에 위탁운영하고 있다"면서 "비장애인 선수 지원 금액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과학원 자체 예산엔 비장애체육에 대한 것만 있을 뿐 장애인체육에 대한 예산은 편성돼 있지 않다. 개선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 센터장은 장애인 국가대표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한 부분에 대해 대한장애인체육회 중심의 스포츠과학 현장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애인 국가대표들에 대한 현장 밀착지원을 강화하고, 장애인 특화장비 개발 및 보급 등 효율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실장이 발제에 나섰다. '박태환 골드 프로젝트', '체조 양학선'과 '펜싱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성과를 제시하면서 "40년 전문적 노하우를 지닌 과학원이 있는데도 새로운 체계를 시도하는 것이 또다시 시행착오로 이어질 수 있고, 예산 중복투자, 전문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송 실장은 "선수들을 위한 빠른 피드백 체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 데이터 공유 시스템도 개발, 운영하겠다. 2년 내에 1인 1~2종목 담당제를 실현해서 수준 높은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원종목 편중화에 대해선 비수혜 종목 10개를 선정해 분석연구원을 파견하고, 장애인체육 밀착지원팀도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이어진 토론회에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임영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지도자협의회 위원장은 열악한 스포츠과학 지원의 현실을 직시했다. "우리는 우리 예산을 갖고 우리 공간에서 곧바로 원스톱 지원을 받고 싶다. 연구 중심이 아닌 장애인체육 현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수준 높은 밀착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 전 종목 지도자들을 대표해 제안드린다"고 했다. 이정민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 선수위원장은 평창패럴림픽 노르딕스키 선수로 뛰면서 맞춤형 스포츠 과학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털어놨다. "좌식스키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장비의 어려움이 컸다. 장애유형도 정도도 너무나 다양하다. 그 안에서 개인별로 어떤 프로그램, 어떤 장비가 적합한지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 중심으로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김동현 역도 국가대표 코치는 국가대표는 연구 대상이 아닌 지원 대상이란 점을 강조했다. "많은 선수들이 밀착지원팀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 또 한 연구원이 여러 종목을 담당해 너무 바쁘다. 좋은 데이터가 축적될 수가 없다. 연구원들도 진천선수촌에서 선수들과 함께 상주하고 생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대표팀 지도자로 일하고 있는데 역도의 경우 그동안 5명의 연구원이 바뀌었다. 전문성이 떨어진다. 저희는 '지원'을 바라는 것이지 '연구'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이 부분이 빠른 시간 내에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차민규는 '선수와 팀을 위한 스포츠 과학 지원'을 역설했다. "제 종목에선 코치님과 연구원 선생님의 생각이 다른 경우도 많았다. 지속적인 지원이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 도움이 됐는지 안됐는지 의문이 생기는 경우도 많았다. 나중에 좋은 결과가 나와도 그것이 지원을 받아서 잘된 것인지 다른 훈련의 결과인지 알 수 없다. 선수로서 밀착지원팀에 바라는 점은 선수와 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이 더 있었으면 한다. 연구도 중요하겠지만 국가대표들의 경기력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지원방법을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태릉선수촌=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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