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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나이들의 젠틀한 스포츠!" 개그맨 남희석의 10년 '찐'럭비사랑[현장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04-10 11:36 | 최종수정 2022-04-10 11:37


개그맨 남희석과 최윤 대한럭비협회장(OK금융그룹 회장)

"럭비를 직접 보기 시작한 건 10년도 더 넘었죠."

개그맨 남희석(51)이 '찐' 럭비사랑을 전했다. 9일 오후 2022년 OK코리아 슈퍼럭비리그 1차 대회 한국전력공사-현대 글로비스의 최종전(50대21승)이 펼쳐진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구장 관중석에서 뜻밖에 반가운 얼굴, 남희석을 발견했다.

대한민국 럭비 사상 처음으로 시도한 유료입장(1만원)은 대성공이었다. 역대 최다 720명의 럭비 팬들이 입장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리는 선수들의 짜릿한 트라이가 성공할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럭비 찐팬' 남희석이 한국전력-현대글로비스전 중 유튜브로 리플레이 중계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관중석에서 '매의 눈'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남희석은 럭비와의 특별한 인연을 직접 소개했다. "학교 다닐 때 집이 '럭비 명문' 배재고 바로 앞이었다. 어릴 때 배재고에서 럭비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결혼하고 목동으로 이사했더니 또 '럭비 명문' 양정고가 있더라"고 했다. 남희석은 한화 이글스의 오랜 팬이자 남다른 스포츠 사랑으로 알려져 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등 체육인들과 허물없이 교류해온 남희석은 '뼛속까지 럭비맨' 최 윤 대한럭비협회장(OK금융그룹회장)과도 절친하다.

첫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10년전 쯤 고려대와 와세다대의 정기 교류전을 보러 간 적이 있다. 최 회장님과 함께 그때 처음 현장에서 럭비 경기를 봤다. 룰도 잘 모를 때였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그때는 실력 차가 정말 컸다. 0대23인가로 졌던 것같다"고 돌아봤다.

남희석은 이후 홍콩 럭비세븐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등 주요 현장에 최 회장과 동행하며 자연스럽게 럭비 마니아가 됐고, 자주 마주치는 국가대표들과도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바쁜 스케줄 틈틈이 즐겨찾기 해둔 유튜브 채널로 럭비 생중계를 보고 경기 결과도 수시로 체크한다. 이날도 남희석을 발견한 선수들이 "형님!"이라며 반색하며 포옹하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됐다. 경기 후엔 '최고급 공기청정기'가 내걸린 유쾌한 경품 추첨 진행까지 기꺼이 책임지는 '의리'도 보여줬다.



바쁜 주말 열일 다 제치고 달려온 봄날의 럭비 경기장, 남희석의 표정은 더없이 행복했다. 10년이 넘도록, 매년 더 깊이 빠져드는, 헤어날 수 없는 럭비의 마력은 무엇일까. 남희석은 "사나이의 스포츠, 럭비의 젠틀함이 좋다"고 했다. "저렇게 격렬하게 부딪치면서도 서로 밟거나 싸우는 법이 없다. 진정한 신사 스포츠"라고 규정했다. "예전엔 경기 후 라커룸에서 상대팀 선수들과 샤워도 함께했다고 들었다"며 웃었다.

15대15의 전쟁, 어깨를 겯고 스크럼을 짠 채 뼈와 뼈, 살과 살을 격하게 부딪치며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죽을 듯이 싸우다가도 80분 종료 휘슬이 울리면 '인간터널'을 세우고, 서로를 격려하며 네편 내편 없이


친구가 되는 노사이드(no side) 정신, 팀을 위해 몸 바쳐 희생하고 상대를 나와 같이 배려하고 신뢰하는 '올포원 원포올(All for one, one for all)' 원팀 정신이 바로 '럭비 정신'이다.


'OK금융그룹회장' 최윤 대한럭비협회장이 관중석에서 선 채로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남희석은 가까이서 오래 지켜봐온 최 윤 회장의 진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럭비에 진심인 분. 사업도 럭비 정신으로 하시는 분"이라면서 "기업 오너지만 허튼 데 절대 돈 쓰지 않는 알뜰한 분인데 대한민국 럭비를 위해서라면 늘 통큰 지원을 아끼시지 않는 분"이라고 했다.

어느새 '럭비인'이 다 된 남희석은 '비인지 종목' 럭비가 '인지 종목'으로 가기 위해 챙겨야할 숙제도 팬 눈높이에서 짚어냈다. "럭비 대중화를 위해 팬들이 룰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좋겠다. 나도 아직 어려운 룰들이 있다"고 했다. 최 윤 회장이 지난해부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학교체육과의 연계도 강조했다. 대한럭비협회와 OK배정장학재단은 휘문고, 중앙고, 배재고, 보인고에 럭비 스포츠클럽을 운영중이다. 럭비 저변 확대, 럭비의 인지 스포츠화, 올바른 인성을 갖춘 리더 양성을 목표로 자사고, 특목고, 국제학교 등 명문학교 중심으로 럭비 스포츠클럽을 매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남희석은 "학교에서 럭비를 배우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좋겠다. 이들이 결국 럭비선수가 되고 럭비 팬이 된다. 최 회장님이 이 일을 목숨 걸고 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 중고등학교 럭비팀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바랐다.

남희석은 '이웃' 일본의 럭비경기장 직관기도 전했다. "일본에서 럭비 인기는 대단하다. 일본 국가대표 럭비팀은 15명중 8~9명이 피지 등 럭비강국에서 온 외국인 귀화선수다. 럭비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에 2만 명의 팬들이 꽉 들어찬다"고 귀띔했다. "사유리(일본 출신 방송인)도 엄청난 '럭비 마니아'다. 4월23일 시작되는 2차대회, 5월 28일 인천서 열리는 아시아럭비선수권 등 다음 대회 땐 꼭 함께 보러오기로 했다"며 웃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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