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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전격발표했다.
리우올림픽에서 투혼의 플레이로 감동을 선사한 탁구 에이스 정영식은 "모두 올림픽 D-데이를 하루하루 세면서 훈련을 해왔다. 이렇게 되니 기운이 빠지는 측면은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마음을 그렇지만 생각은 긍정적으로 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모든 국민들이 힘든 시기 아니냐.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다. 힘든 부분은 우리가 받아들이면 된다"고 했다. "하루 속히 코로나19가 극복돼서 국민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선수들도 경기에 나서고, 직장인들도 안정되고, 젊은 사람들도 맘껏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7월 이후 새 대표팀이 꾸려지고, 올림픽 선발전이 새로 치러질 경우 대표팀 멤버가 바뀔 수도 있다. 정영식은 이에 대해 "어차피 올림픽은 가장 실력 있는 선수가 가야 한다. 합당한 실력을 갖추도록 계속 잘 준비하겠다"는 정답을 내놨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30대 베테랑 선수는 "코로나의 위력을 새삼 실감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나이를 먹다보면 한해 한해가 다르다. 4년간 도쿄 목표 하나로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1년을 더해야 한다니 맥이 풀리는 면도 있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내년 출전권, 규정이 바뀌는 부분이 어떻게 적용될지도 불안하다. 이 부분에 대해 국제연맹이 최대한 빨리 결정해서 선수들에게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리우올림픽 남자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할 수 있다' 박상영은 "올림픽 연기가 발표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펜싱대표팀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5일 입국한 여자에페 동료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코로나의 공포를 직접 경험했다. 자택 자가격리중에 올림픽 연기 소식을 접했다는 박상영은 "코로나를 뉴스에서만 접하다가 직접 체감하게 됐다. 저희도 아직 완전히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 잠복기가 있다. 종일 집에만 있다"고 했다. 코로나가 결국 올림픽까지 밀어낸 상황, 박상영은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운동은 계속하는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솔직히 복잡미묘한 마음은 있다. 목표를 잡고 준비해오다 미뤄졌다고 하니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준비할 기간이 더 생겨서 다행인 것같고…, 부족한 면을 채울 기회로 삼고 싶다"고 했다. "펜싱선수들의 단톡방에서도 '올림픽은 미뤄졌지만 선발전은 어떻게 할지 모르고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망하지 말고 함께 잘 견뎌내자'고 서로를 다독이고 있다"라고 대표팀의 분위기를 전했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냈던 남자 럭비대표팀 서천오 감독은 "코로나 때문에 선수촌에서만 생활해야한다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선수들은 이해하고 잘 적응해 왔다"면서 "1년 연기가 결정된 현실에 받아들이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향후 계획을 잡아야 할 것 같다. 올림픽 때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좀더 세밀하게 준비해서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아쉬움을 대신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날 오후 '2020 도쿄올림픽대회와 관련하여 참가선수, 올림픽대회 관계자 및 국제사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올림픽 대회를 연기하기로 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국가대표 선수단 안전강화를 위해 실시했던 장기간 외출, 외박 통제에 따른 피로감을 우선적으로 해소하고 선추촌 안전과 방역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제반 사항을 재정비할 계획'이라면서 '27일(금)까지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내에 훈련중인 전종목에 대해 귀가조치하고 기본 3주 이후 입촌 시기 및 방법은 외부환경을 고려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경기력 유지를 위한 합동대응반을 구성해 선수 지원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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