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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 우려가 현실이 됐다. 헝가리에서 귀국한 펜싱 여자에페 국가대표 선수 8명 중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 촌장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진천선수촌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하지만 한 선수만 잘못 돼도 선수촌 폐쇄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국가대표 전체가 갈 곳을 잃게 된다.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선수촌 인근의 대소, 혁신도시쪽에서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다. 작은 동네라 단골식당, 카페도 다 거기가 거기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선수, 지도자가 나온 후 외출은 더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외출 외박 금지 4주차를 넘기며 혈기왕성한 어린 선수들은 '감옥생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신 촌장은 "이번 주 들어 선수촌 건의함에 '외박 좀 보내주세요' '저 진짜 미칠 것같아요'라는 쪽지들이 들어오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마음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가슴에 찬물을 부어도 펄펄 끓을 청춘들인데 얼마나 힘들고 답답하겠나." 손자뻘 선수들을 향한 안쓰러운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신 촌장 역시 외출, 외박 금지 4주차다. "선수, 지도자들이 아무 데도 못가는데 내가 나가면 되겠느냐"고 했다. 훈련장, 식당, 숙소를 다람쥐 쳇바퀴처럼 왔다갔다해야 하는 답답한 일상,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응원의 마음'뿐이다. "지도자, 직원들에게 늘 당부한다. 선수들이 제일 힘들고 예민할 때다. 절대 싫은 소리 하지 말고, 절대 인상 쓰지 마라. 늘 따뜻하게 잘해주고, 웃으면서 하라고."
펜싱에서 확진자가 3명이나 나오면서 신 촌장은 또 고민이 생겼다. 선수들의 유일한 '숨통'이었던 주말 면회를 계속 허용해야 할지 고민중이다. 주말이면 진천선수촌 입구 웰컴센터엔 50여 명의 선수가족, 친지, 친구, 애인들이 몰려든다. 이산가족 상봉을 방불케 한다. "아기를 데리고 온 선수 아내, 부모님들은 선수들을 만나자마자 펑펑 울기도 한다"며 애틋함을 전했다. 웰컴센터 2층에 마련된 만남의 공간에서 가족, 애인들이 싸온 음식을 나누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청춘남녀 선수들에겐 모처럼 만난 애인과 가족을 한 번 안을 틈도, 사적인 공간도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 이래저래 참으로 힘든 시절이다.
신 촌장은 "이 시련이 언제쯤 끝이 날지,한주 한주 이어지는 불확실성이 정말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4주를 힘들게 버텼는데 조금만 더 함께 버텨보자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 함께 이겨내야 한다. 잘 이해하고 따라주는 선수, 지도자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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