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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그야말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지난 7일, 2019년 위더스제약 횡성단오장사씨름대회 한라장사(105㎏ 이하) 결정전 및 제8회 씨름의 날 행사가 열린 횡성실내체육관.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유네스코 등재 인증서 전달식이었다. 씨름은 지난해 11월 아프리카 모리셔스의 포트루이스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13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 박팔용 대한씨름협회장은 정재숙 문화재청장에게서 유네스코 등재 인증서를 전달 받았다.
정 문화재청장도 "씨름이 남북한 최초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현장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다른 나라의 유네스코 위원들이 나를 찾아와서 '인류의 화합을 보여줘 고맙다'고 해줘서 가슴이 터질 듯 기뻤다. 씨름의 가치를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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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은 198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만기 이태현 강호동 등 스타 선수들을 앞세워 영광의 시대를 누렸다. 하지만 1990년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겪으며 하향곡선을 그렸다.
반전을 향해 꾸준히 노력했다. 체급 기준을 낮춰 기술씨름을 유도했다. 백두급은 150㎏에서 145㎏, 이어 140㎏으로 체중을 줄였다. 2011년 비디오판독(VAR)을 도입했고, 비디오 판독관 뿐만 아니라 팬들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팬들에게 조금 더 쉽고, 역동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여기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남북 씨름이 공동 등재되면서 '평화의 메신저'로의 역할도 기대된다. 그 어느 때보다 씨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실제로 이번 대회는 매 경기 매진 사례를 불러일으켰다. 한라장사 결정전에는 무려 1500명의 관중이 자리했다. 안전 문제로 발걸음을 돌린 팬들도 있었다.
씨름협회는 이 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새 시즌에는 프로리그가 출범할 예정이다. 현재 민속씨름 리그를 시범 운영 중이다. 상반기에 3개 대회를 진행했고, 후반기 2개 대회를 치르며 수정·보완할 계획이다. 씨름협회 관계자는 "프로리그가 완성되면 대회가 크게 늘어난다. 현재 메이저대회 4개만 진행 중인데, 앞으로는 15개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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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뜨거운 열기 속 치열한 대결이 펼쳐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격돌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새 장사'가 탄생했다. 박정우(의성군청)는 생애 첫 태백장사(80㎏ 이하급)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는 손희찬(정읍시청)을 3대0으로 제압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난 2016년, 동아대 졸업 후 의성군청에 입단한 박정우는 종전 최고 성적이 태백 4품이었다. 태백장사에서 꽃가마에 오르며 스타탄생을 알렸다.
여자부 단체전에서는 최다혜(매화급)-서민희(국화급)-한유란(매화급)-조아현(국화급)-이다현(무궁화급)으로 구성된 거제시청이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거제시청은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콜핑을 3대2로 제압하며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눈물 젖은 복귀전도 있었다. 백두장사(140㎏ 이하급) 차승진(의성군청)이 그 주인공이다. 2009년 용인대회에서 초대 백호장사에 올랐던 차승진은 무려 10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한라급으로 선수생활을 하다 2017년 설날대회부터 백두급으로 체급 조정을 한 후 2년 6개월만의 성과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승호(수원시청)도 금강장사(90㎏ 이하)에 올랐다. 이승호는 지난해 겨울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겪었지만, 아픔을 털고 정상에 섰다. 2년 만에 8번째 타이틀을 획득했다. 한라장사(105㎏ 이하) 최성환(영암군민속씨름단) 역시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정상에 올랐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2019년 위더스제약 횡성단오장사씨름대회 결과
태백장사(80㎏ 이하)=박정우(의성군청)
금강장사(90㎏ 이하)=이승호(수원시청)
한라장사(105㎏ 이하)=최성환(영암군민속씨름단)
백두장사(140㎏ 이하)=차승진(의성군청)
매화장사(60㎏ 이하)=이연우(안산시청)
국화장사(70㎏ 이하)=임수정(콜핑)
무궁화장사(80㎏ 이하)=조현주(구례군청)
여자부 단체전=거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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