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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선수의 관록' 고성현-신백철, 세계2위 꺾고 호주오픈 우승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6-09 14:52


고성현(왼쪽)-신백철이 지난 2014년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남자복식 정상에 올랐을 때 모습. AFP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배드민턴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고성현(32)-신백철(30·이상 김천시청)이 호주오픈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고성현-신백철은 9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 올림픽파크 퀘이센트에서 열린 2019 호주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결승서 일본의 가무라 다케시-소노다 케이고를 2대0(21-11, 21-17)으로 완파했다.

고성현-신백철이 올해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지난 4월 오사카인터내셔널챌린지에 이어 두 번째다. 오사카챌린지는 국가대표 2군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이고 이번 호주오픈은 슈퍼300으로 등급은 낮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어 각국 에이스들이 출동했다.

전날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리준휘-류유첸(중국)을 2대1(21-11, 16-21, 21-17)로 꺾은 세계 34위 고성현-신백철은 이날 결승서도 세계 2위의 강호를 무너뜨리며 베테랑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고성현-신백철은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이후 대표팀의 세대교체 과정에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후 김천시청 소속 실업팀 선수로 활동하면서 국제 오픈대회에서는 개인자격으로 꾸준히 출전하며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고성현은 한때 이용대와 함께 복식조를 이룰 때 세계 1위에 올랐었지만 이용대와 유연성이 새로운 콤비로 개편된 이후에는 '남자복식 2인자'로 아쉬움을 품은 채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이용대-유연성과 마찬가지로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의 꿈을 안고 내년 4월말까지 펼쳐지는 올림픽 랭킹 포인트 레이스에 도전하는 중이다. 이용대는 지난 4월까지 김기정과 짝을 이뤄 은퇴 선수 개인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다가 최근 유연성과 재결합했다. 이용대-유연성도 이번 호주오픈에 도전했다가 32강전서 고배를 마신 반면 고성현-신백철은 승승장구하며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가르침을 몸으로 알렸다.

특히 이날 결승전은 대표팀의 남자복식 에이스인 최솔규(요넥스)-서승재(원광대)의 대리 복수전이어서 더 짜릿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대표팀 가운데 유일하게 4강까지 오른 최솔규-서승재는 린 가무라-소노다에게 아쉽게 1대2로 역전패했다.

고성현-신백철은 후배들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듯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2-2까지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점차 주도권을 잡은 둘은 12-6까지 달아나며 초반 승기를 굳혔다. 이후 무려 10점차(19-9)까지 달아나며 첫 세트를 21-11로 가볍게 건졌다.


기세는 2세트서도 이어졌다. 세트 초반 접전을 펼치는 듯 했지만 한 번 잡은 리드를 좀처럼 놓지 않았고, 상대가 쫓아오면 달아나는 여유를 계속 유지하면서 21-17로 완승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은퇴한 고성현-신백철의 금메달 1개를 제외하고 동메달 1개를 수확하는데 그쳤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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